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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미래 - 오래된 집을 순례하다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0월
평점 :
집의 미래
임형남, 노은주/인물과 사상사
집의 미래는 결국 현재와 과거에 달려있다고 보는데, 특이한 점은 두 분이 공동저자로서 부부이시다. 옛 집들을 둘러보며 그 속에서 집의 미래를 발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저자 중 한 분이 말하길 본인은 종교가 없지만 그래도 굳이 얘기하자면 불교에 가깝다했는데 그 이유는 건물로서의 사찰 자체의 위용때문이라고 했다.
사찰편에서 저자는 탐방한 사찰이 매우 많지만 일단 대표적인 삼보사찰을 다루려했던 것같다. 삼보사찰은 법보사찰인 해인사, 승보사찰 송광사, 불보사찰 통도사 등인데 송광사만 책에서 다루지 않고 추가로 부석사, 화엄사를 다루었다. 그리고 건축가라는 저자의 입장에서 자연과 잘 어우러졌다고 생각하는 사찰인 내소사, 선운사, 실상사, 무위사 등을 다루었다.
폐사지란 과거에 사찰이었더 자리에 현재는 부분적으로나 아니면 대부분이 소실, 유실된 절터를 말하는데 이 곳들도 몇몇군데를 다루었다. 예를들면 돌기둥 몇기가 잔잔히 남아있는 황룡사지, 몇번씩은 들어본 적있는 미륵사지 같은 곳인데, 비록 폐사지라도 그 기품과 불교의 기상이 남아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터가 비어있음으로 발견할 수 있는 다른 깨달음이 있었다고 설하는데 나름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다.
해인사는 법보사찰로 부처님의 말씀을 총 집대성한 팔만대장경이 자리한 곳이다. 유실과 손괴를 우려해 다른 전보다 유독 높은 곳에 두었고 남북으로 창을 잘 내어서 바람의 소통이 잘 되게 해 두어서 경판이 천년이 지나도 온전히 보전되어 온 것이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은 수많은 경판을 보관해야 한다는 연유로 건물자체를 길게 건축하는 대신 깊이가 없어서 당시 건축한 사람이 깊게 보일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적멸보궁이라 하기도 함) 불보사찰로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수행할 때 문수보살을 만나 사리, 가사(옷), 손가락뼈 등을 받아 귀국하여 선덕여왕의 명으로 통도사를 창건했고 그 안에 진신사리를 모시게 된 것이라고 한다. 진신사리 자체가 부처님이기 때문에 이 절에만은 불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름이 있는 천년고찰들은 남부지역인 전라도, 경상도에 대체로 포진되어있음은 불교가 백제와 신라에서 성행한 연유가 아닐까싶다. 사찰위치가 경기도 정도면 정말 좋은데 서울에 사는 바람에 거리가 제법 있어 사찰들을 답방함이 쉽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다. 전반부에는 도산서원을 비롯한 각종 서원들과 고택들을 소개하니 건축가부부의 의미있는 옛집방문기를 일회독씩 해본다면 다녀온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제공해주신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