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견디는 힘, 루쉰 인문학이욱연/21세기북스내가 나다워지는 노력과 나다움이 무엇인지 찾는 일이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이고 그 후에야 세상에 이로움을 주는 삶이든 타인을 위한 무슨 일이든 해낼수가 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내가 아닌 개인적인 시선으로 내가 누군지 찾는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정신승리라는 표현이 나온다. 루쉰의 <아Q정전>을 예시로 든다. 주인공 아Q는 억울한 일을 당해도 스스로 별것아니다라는 식으로 정신승리를 밥먹듯 하는 인물이다. 상대방이 아Q의 그런 심리를 알고 더 괴롭히면 자기를 더 낮춰서 대응하고 또 정신승리하며, 그런 일을 당하면 자기보다 약자에게 분풀이를 하기도 한다. 이런 포지션은 부정적인 상황을 모면하고 긍정적인 심리를 가져서 정신 건강에도 좋을수도 있겠다. 그러나 문제는 억울암이나 패배감을 완화하는 습관이 결국 발전이 없이 마냥 그자리에서 머무는 사람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실패하면 실패를 인정하고 성공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실패를 겪고 그럴수도 있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그 후로 나아지는 일은 좀처럼 찾기 힘들지 않느냐는 것이다. 나도 일상에서 납득이 안될 일들을 당하고도 넘어가는 일이 왕왕있는데 짚고 가는 적극성과 열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쉰이 아Q정전을 신문에 기고한 이유는 당시 외세의 부당한 침략을 참고 겉으로는 그들에게 순응하고 비겁하게 속으로만 손가락질하는 중국의 인민들을 위한 경종이었다.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마음에 적용할 때 순간의 편안함을 맛볼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적용해서는 안될 일이다.남자가 여자를 초반에는 사랑했다가 이후에는 더이상 사랑하는 감정이 들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 감정이 진실인 줄 알고 상대방에게 거짓된 감정을 속이는 것은 옳지않다고 하면서 자기 감정을 얘기하여 그 관계는 깨어지고 여자는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다는 루쉰의 한 작품을 소개한다. 사람의 감정은 시시로 변하기 마련인데 순간의 감정으로 상대방을 속이지 않아야 한다는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남자의 생각와 행동은 내 자신의 입장을 대입하여 생각해 볼 일이었다. 과연 내가 진실이라고 할 무언가가 나한테 남아있는지. 만약 찾아보면 한개라도 찾을수 있을까 싶다.루쉰의 문학의 목적은 저항이었고 루저같은 인생들의 정신을 일깨우는데 있었다. 그러기에 순탄하게 삶을 살지 못하고 늘 기성사고에 부딪히면서 국민을 문학작품으로 각성시켜야 한다는 굳은 의지를 가진 사람이었다. 미래가 보장된 의사가 되려다가 진로를 문학으로 바꾼 결단을 보더라도 존경받을 만하다. 그 결단은 사회자체의 통념을 바르게 갈아치우기 위한 큰 뜻을 품은 한 사내의 의지임을 알게 되었다.루쉰의 작품이 여럿있는데 책에서 인용을 해주어서 전문을 따로 읽어볼 관심이 많이 생겼다. 루쉰 외에도 문학인 모옌, 위화 등의 작품도 소개가 되어서 중국문학의 우수함을 아는 계기도 되었다. 귀한 책을 제공해주신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