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 100
정토웅 지음 가람기획
전쟁은 싫다. 평화만을 달라는 말은 어폐가 있는 이기적인 말이다. 전쟁을 좋아해선 안되지만 싫어해서도 안되는 것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선택임을 전쟁사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묵직한 울림으로 시작하는 <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100>은 초판이 97년에 출간되었고 이것은 개정판버전으로 재출간되었다.
칸나에 전투편에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로마군을 크게 무찌르는데, 본국 정부에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채 본국에 소환되고 국가의 정치적몰락 속에서 군대의 운명은 초라해진다. 결국 로마의 스키피오군에 의해 궤멸당하고 한니발은 자결한다. 아쉬운 순간이다. 새삼 정치라는 우산이 군대를 잘 비호해 주어야만 함을 일깨운다.
책에 소개된 전쟁들만이 아니라 모든 전쟁과 전투의 공통점은 지휘관의 전략적판단이 전쟁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이다. 우장(어리석은 지휘관)을 모시는 백성과 병군들은 우장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져갔다.
경기병과 중기병간의 전투에서 세계곳곳의 어느 부대에도 밀리지 않은 칭기즈칸의 몽골부대나 십자군에게 승리한 아랍 사라센부대를 볼 때 경기병의 승리가 많았다. 가벼운 무장을 갖춘 기병을 태운 말이 갈 수 있는 이동거리가 길었고, 병사의 운신이 좋아서 백병전에 용이했다. 놀라운 것은 몽골군이 비록 경기병이었어도 비단셔츠를 안에 입고 있어서 뾰족한 창이나 화살끝이 살을 쉽게 파고들지 못하고 비단을 잡아당기면 쉽게 화살 끝이 빠졌다고 하니 싸움도 날래고 강한 것만이 다가 아니라 기술적인 점도 갖췄었다. 그리고 적에 비해서 수가 적은 정예의 군대(기록에 의하면 평균 15만명, 최대 24만명정도 전쟁에 투입)만 가지고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승리를 거둔 세계의 절반을 점령해온 초강력전투집단인 것이었다.
이 밖에도 100개의 굵직한 전쟁사적 괄목할 사건을 수록했고 전쟁마다 알기 쉽게 요약이 되어 있어서 찾아보고 싶은 전쟁을 골라서 보면 유용하다. 전쟁 상식을 망라한 세계 전쟁사 다이제스트 100을 십분 활용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