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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지 말아요 - 당신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특별한 연애담
정여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평점 :
웃어줄 수 없어 편해질 수 없어 그대도 잘 있지 말아요
한 땐 숲이었던 이 내 맘을 사막으로 만든
행복하고 싶든 불행하고 싶든 그대는 날 잊지 말아요
찬 바람이 불면 같이 떨어요
어렸단 몰랐단 그 따위 핑계라면 난 차라리 기뻤을까
설렜던 떨렸던 그 날을 기억하나요 그 날을 기억해요 난
그대를 위해서도 날 위해서도 아냐 어째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란 거야
조금씩 멀어지면 견딜 수 있단 말야 어째서 우리 기어코 찢고 마는 거야
어렵단 지쳤단 그 뻔한 단계라면 난 차라리 쉬웠을까
설렜던 떨렸던 그 날을 기억해요 난 그 날붙이를 붙들고 있어
웃어줄 수 없어 편해질 수 없어 그대도 잘 있지 말아요
한 땐 숲이었던 이 내 맘을 사막으로 만든 행복하게 됐든 불행하게 됐든
그대는 날 잊지 말아요 찬 바람이 불면 같이 떨어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브로콜리 너마저의 보컬이었던 계피가 새롭게 결성한 가을방학이 올봄 발표한 노래
<잘 있지 말아요>에 봄부터 홀딱 빠져있는 중인데, 같은 제목의 책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쳤다.
노래 <잘 있지 말아요> 는 이성복 시인의 시 '편지' 에서 제목을 따왔다는데, 책에도 프롤로그 앞부분에
이성복 시인의 '편지' 가 실려있어 더 맘에 들었다.
가을방학의 노래 <잘 있지 말아요>를 처음 들었을 때, 사랑을 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한번쯤 헤어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사가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싶었다.
잘 있지 말아요의 저자인 정여울은 문학평론가답게 37개의 문학작품 속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에 한때 공감하며 읽었었던 작품을 저자가 나와 같은 생각으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풀어낸 것들이라 다시 만나 반갑기도 하고, 책이 아닌 영화나 공연으로만 만나 미처 읽어 보지
못한 작품들은 빠른 시일 내에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들만큼 매력적이었다.
사랑, 연애, 이별, 인연 네 개의 이야기로 나눠 37가지의 각양각색의 사랑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사랑,
연애, 결혼, 운명적인 인연의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풋풋하고 가슴 떨렸던 첫사랑부터 처절한 순애보, 아들뻘의 소년을 사랑하게 된 중년 남자의 슬픈 사랑,
인간보다 더 매력적인 오페라의 유령 속 괴물의 사랑까지...
사랑은 달달하기도 하지만 고통에 빠지게 하고 서로에게 치명적이기도 한 건 아닌지...
연인들이 헤어지고 난 후 사랑했던 그 사람의 행복을 쿨~하게 빌어줄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물론 경우에 따라 쿨~하게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줄 수도 있겠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랑 이야기를 정말 섬세하게 묘사해놓아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어, 찬바람이 부는 이 가을 첫사랑과 옛사랑에 빠져들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