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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길에서 배운다 - 평범한 소신맘의 두근두근 산교육 여행기
류한경 지음 / 조선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은 너도나도 유럽이며 세계일주 여행이 꿈이고, 실제로 다녀온 사람들이 꽤 있을 만큼 해외 여행이 보편화된
듯 싶다.
하지만 4인 가족이 한번 떠나기에는 결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지라 망설이게 되는게 사실이다.
그래도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낯선 곳에 대한 미묘한 떨림을 주는 것 같다.
<아이들은 길에서 배운다> 는 '평범한 소신맘의 두근두근 산교육 여행기' 라는 부제를 보고 읽게 된 책이다.
하지만 표지를 펼치자마자 소개된 저자에 대한 소개글을 보고 전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
과연 평범하다는 건 뭘까 싶은 의구심마저 조금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소위 명문 대학교라고 불리는 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카피라이터, 중등
국어교사, 대안학교 교감을 거쳐 지금은 비영리재단의 홍보팀장으로 일하고 있다니 이 정도의 학력, 이력이라면 저자가
지나온 길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하지만 뒷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사교육' 대신 '산교육' 으로 세상을 만나게 해주고 싶어 사교육을 시키지않고 모은
돈으로 저자와 두 남매가 한 달 동안 베네룩스 3국을 누렸다니 평범하지는 않아도 소신있는 엄마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큰 마음 먹고 떠나는 여행이니만큼 엄마와 남매는 석달간 함께 고민한 끝에 유럽에 있는 '베네룩스'를 목적지로
정했다는데, 유럽여행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로 가는 나라에 가서 유명한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고 장소를 옮기는
스펙 쌓기 식의 여행이 아닌 아이들과 한달간 여행을 하며 추억을 더 많이 떠올릴 만한 곳 네델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를 골랐다는 사실도 그녀가 소신맘임을 뒷받침하는 듯 하다.
학창 시절 세계지리 시간에나 배웠던 룩셈부르크는 워낙 작은 나라인지라 여행지로도, 평소 사람들에게도 그리 입에
많이 오르내리지 않은 곳인 것 같다.
사교육...요즘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에 났던 기사에도 학부모들이 자녀 1명에게 들이는 월 평균 사교육비가 4년 만에 다시 올랐고, 점점 일찍
시작되는 입시 부담으로 초등생 사교육비 5.9%나 껑충 뛰었다는 것을 보며 마음이 참 착잡해졌다.
사교육으로 영어 하나만 시키고 있는 나로서는 저자가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이들이 커갈수록 불안한 마음이 드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엄마표 홈스쿨을 하며 대나무처럼 꼿꼿이 흔들리지 않고 나름의 소신을 가지던 주위 엄마들이 아이들이
커갈수록 흔들리는 갈대 엄마가 되는 모습들을 많이 보아왔고,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아이 친구 엄마들을 만나면 다들
이야기의 주제가 학원에 대한 것들이라 불안하기도 했기에 저자가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 을 예를 들어가며 고민하는
모습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동질감도 느껴져서 공감이 되었다.

저자는 부모님이 물려준 귀한 여행에 대한 추억이 남아 있다는데, 나의 어린 시절엔 8명이나 되는 대가족으로 인해
부모님과 제대로 된 여행을 한 기억이 거의 없어 아쉽기만 하다.
대신 우리 아이들이라도 여행의 추억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매일 일상에 쫓겨 계획만큼
실천하기가 어려운데, 저자의 여행에 대한 인식은 그의 부모님에게서 나온게 아닐까 싶다.
어릴 적 가족여행을 많이 다녔던 그는 여행의 경험과 추억이 인생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기에...


저자가 여행을 통해 '내가 점점 늙어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더 클 수 있구나, 아이와 내가 어떻게 함께
커나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데, 이 말 또한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끝부분에 있는 어떤 엄마로 기억될까?...이다.
이건 꼭 나의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난 누군가에게도 어떻게 기억될지 궁금해하는 편이라)
나라는 존재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로 기억에 남을지 무척 궁금하다.
이 책은 아이들과 베네룩스 3국을 다녀온 엄마의 여행기라기에 여행지 곳곳의 풍경을 많이 담았으리라 생각했는데,
관광지의 화려한 볼거리를 담은 사진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며 그때그때 느낀 점과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무르면 현지인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몰랐던 카우치 서핑을 알게 되었는데,
카우치 서핑이란 현지인들이 아무 대가 없이 여행자에게 숙소를 제공하며 서로의 문화를 나누는 것이 목적인
비영리 커뮤니티라고 하는데, 이런 것을 통해 더욱 경제적인 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듯 싶다.
"조금만 용기 내면 누구나 우리처럼 떠날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나도 한번 용기를 내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