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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학책 : 세상의 원리 편 - 몸속부터 우주까지 탐험하는 엉뚱한 과학 여행 ㅣ 이상한 과학책
김진우(은잡지) 지음, 최재천 감수 / 빅피시 / 2026년 10월
평점 :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게 된 계기도 '사과는 왜 항상 아래로 떨어질까?'라는 아주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과학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사소한 궁금증이었다고 말한다. 어쩌면 과학의 시작은 거창한 발견이나 어려운 공식이 아니라, 일상에서 문득 스치는 작은 질문인지도 모른다.
총 여섯 개의 파트로 나누어 65가지의 흥미롭고 공감 가는 궁금증을 풀어낸다. 평소 희한하다,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일상의 현상들을 과학의 시선으로 설명해 주니 읽는 내내 호기심이 생긴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똥과 방귀를 감별하는 '샘플링 반사'다. 항문 주변에 있는 수많은 감각수용기가 내부의 상태를 감지하고 분석해 배출할 것을 구별하는 작용이라고 한다. 평소에는 그저 신기하고 희한하다고만 생각했던 인체의 기능에 이런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니! 무심코 지나쳤던 현상을 과학적으로 짚어 주니 새삼 우리 몸이 정교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내용은 입바람의 온도가 달라지는 이유다. 입에서 나오는 바람에는 '하~'와 '후~'가 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추운 날 손을 따뜻하게 하려고 '하~' 하고 입김을 불고, 뜨거운 라면을 식힐 때는 '후~' 하고 바람을 보낸다. 그 차이가 단열팽창과 단열압축의 원리와 관련 있다는 설명이 무척 흥미로웠다. 따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그 원리를 활용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한 번쯤 궁금했을 법한 현상을 군더더기 없이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뒤를 이어 데자뷔 현상에 관한 설명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뇌에 저장하지만, 컴퓨터처럼 모든 기억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은 아니기에 때때로 오류가 생긴다. 현재의 상황과 비슷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실제 경험과 기억이 뒤섞이며 데자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여러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정보가 뇌에 도착하는 시간에 미세한 차이가 생겨 이미 경험한 일을 다시 겪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설명도 소개한다. 인간의 뇌는 아직도 밝혀내야 할 것이 많은 미지의 영역이다. 뇌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요즘 같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이러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인간의 뇌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인공지능의 발전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심에는 과연 끝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밖에도 민트를 먹고 물을 마시면 왜 유난히 시원하게 느껴지는지, 밤에 먹는 사과는 정말 독사과인지, 아이스크림의 절반이 공기라는 사실, 비밀번호가 길수록 해킹 예방에 유리하다는 이야기까지 흥미로운 주제가 가득하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 주니 유익함까지 더해진다.
'나는 왜 이런 것들을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분명 일상에서 여러 번 마주쳤던 현상들인데, 그저 신기하다는 생각만 잠깐 스치고 지나갔을 뿐이다. 궁금증을 품고 한 걸음 더 들여다보았다면 평범한 일상도 훨씬 다르게 보이지 않았을까?
과학은 교과서 속 공식이나 어려운 학문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고,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 순간에 과학이 숨어 있다. 작은 호기심 하나가 새로운 지식으로 이어지고, 그 지식이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 낸다.
과학을 어렵고 낯선 학문이 아닌 언제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한 친구, 베프처럼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과학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물론, 평소 별것 아닌 일에도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해 본 적 있는 사람에게도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