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국어 대모험 1 ㅣ 나민애의 국어 대모험 1
이정태 그림, 김혜련 글, 나민애 기획 / 겜툰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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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많이 아는 아이보다, 자기만의 말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

요즘 아이들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표현이 참 간결하다. 좋으면 “좋아”, 재미있으면 “대박”,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별로야”. 온라인에서는 더 짧고 단순한 표현이 익숙하다. 빠르게 주고받는 데에는 편리하지만, 그만큼 우리의 풍부한 말과 표현이 조금씩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은 아닐까.

그런 시대에 만난 『나민애의 국어 대모험 1』은 우리말을 단순히 ‘외워야 할 지식’으로 다루지 않는다. 아이들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말을 발견하고, 이해하고, 수집하고,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나민애의 문해력 게임』의 세계관과 연결되는 새로운 국어 학습 만화로, 이번에는 문해력의 바탕이 되는 어휘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다. 실제로 이 책은 『나민애의 문해력 게임』의 세계관과 연결되어 있으며, 아이들이 흥미로운 모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리말과 가까워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책 속에서는 정령을 소환하고 게임의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낯설지만 아름다운 우리말을 만난다. ‘아우르다’, ‘소곤소곤’, ‘우렁차다’와 같은 표현을 단순히 사전에서 찾아 뜻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행동과 상황을 통해 의미를 짐작하고 문제를 풀며 다시 확인한다. 뒤에는 국어사전과 정령 깨우기, 퀴즈까지 마련되어 있어 한 번 만난 말을 다시 떠올리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구성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수집’이라는 개념이다. 아이에게 “이 단어를 외워”라고 하는 대신 “이런 말도 있었네?” 하고 발견하게 하는 것. 그리고 하나씩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가 적절한 순간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렇게 쌓인 말들은 단순한 어휘 목록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자기만의 언어 창고가 될 것이다.

‘좋다’라는 한마디만 알고 있는 아이와 ‘흐뭇하다’, ‘정겹다’, ‘뿌듯하다’, ‘감탄스럽다’처럼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른 표현을 선택할 수 있는 아이의 생각은 얼마나 다르게 드러날까. 말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어려운 단어를 많이 안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내가 느낀 것을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고, 내가 생각한 것을 더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민애의 국어 대모험』은 『나민애의 문해력 게임』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나민애의 문해력 게임』이 게임과 모험을 통해 문장을 이해하고, 맥락을 읽고, 타인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리는 ‘읽고 이해하는 힘’을 길러 주었다면, 『나민애의 국어 대모험』은 그다음 단계에서 ‘내 생각을 어떤 말로 표현할 것인가’를 위한 재료를 모으게 한다. 『문해력 게임』 역시 단어의 의미 이해부터 문맥 파악, 인물의 마음 이해, 추론 등 다양한 문해력 요소를 놀이형 미션으로 다루어 왔다.

나는 이 두 책의 연결이 꽤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이해하는 힘에서 나아가, 나를 표현하는 힘으로.

미래에는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생각은 머릿속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했는지 그것을 정확하고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비로소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다양한 우리말을 알고 있다는 것은 단순한 국어 실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새롭게 연결하고, 평범한 생각에 나만의 관점을 더하고, 그것을 나만의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힘의 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해력이 세상을 이해하는 힘이라면, 풍부한 언어는 그 세상에 나만의 색을 더하는 힘이 아닐까. 그렇다면 고운 우리말을 익히고 쌓아 가는 일은 어린이에게만 필요한 것일까.

오히려 지금 우리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아이에게 “예쁜 말을 써야지”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는 얼마나 다양한 말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하고 있을까. 아이와 책을 읽으며 “이 말 참 예쁘다”, “이럴 때는 어떤 표현을 쓰면 좋을까?”, “너라면 이 장면을 어떻게 말하고 싶어?”라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책은 어느 순간 국어 공부를 넘어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는 대화의 장이 된다.

무엇보다 요즘 아이들의 손에는 책보다 휴대폰이 더 익숙하다. 빠르게 넘겨지는 화면과 짧은 문장에 잠시 익숙함을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한 권의 책을 펼쳐 우리말을 찾아 떠나는 것도 좋겠다. 한 단어를 발견하고, 그 말의 뜻을 이야기하고, 서로 다른 표현을 골라 보고, 아이가 생각한 말을 듣는 시간. 그 과정에서 아이가 모으는 것은 단어만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는 방법, 그리고 세상을 자기만의 눈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하나씩 모아 가게 될 것이다.

『나민애의 국어 대모험』은 우리말을 배우는 모험이면서 동시에 나만의 말을 찾아가는 모험인지도 모르겠다. 휴대폰 화면에서 잠시 눈을 돌려 아이와 책장을 넘겨 보자. 

“이런 말도 있었네.”

“이 말은 참 예쁘다.”

“너라면 뭐라고 표현할래?”

그렇게 시작된 작은 대화 속에서 아이의 말이 하나씩 자라고, 어쩌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만의 색깔도 피어날지 모른다 이와 함께할 수 있는 그 시간은 언젠가 다시 돌아오는 시간이 아니라, 바로 지금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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