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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 탐구 프로젝트 2 - 순환 기관 : 쿵쾅쿵쾅, 멈추지 않는 심장! ㅣ 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 탐구 프로젝트 2
류미정 지음, 김래현 그림, 유성호 기획 / 아울북 / 2026년 7월
평점 :

27년간 법의학자의 길을 걸어온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교수이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으로 활동해 온 유성호 교수의 기획으로 만들어진 『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탐구 프로젝트』 시리즈. 내 몸을 알고 의학을 어린이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연결하고자, 『생일엔 마라탕』으로 잘 알려진 동화 작가 류미정 작가가 글을 썼다. 1편 소화기관에 이어 2편에서는 순환기관을 이야기한다.



동화 작가가 쓴 글답게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의학이나 인체를 다루는 책이라고 하면 자칫 어려운 용어와 설명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 책에서는 어린이 독자가 이야기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의학 상식과 의학 용어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새로운 용어를 접하고 배경지식을 하나씩 쌓아가는 방식이라 의학을 어렵게 느끼는 어린이에게도 비교적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화의 말미에는 '인체보고서'라는 코너가 등장한다. 본문의 이야기보다 한층 자세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코너로, 글과 그림을 요약 필기노트처럼 배치해 놓았다. 이야기 속에서 지나갔던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용하다. 다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던 중 잠시 교과서 같은 구성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몰입이 끊기는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딱딱하고 지루한 교과서를 떠올릴 필요는 없다. 그림과 설명이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어 오히려 본문에서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의학 용어와 정보의 수준을 고려한다면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어린이에게 조금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인체보고서' 부분을 건너뛰고 이야기만 따라 읽어도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읽으면서 한 가지 아쉬움이자 다음 개정판에 건의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책 속에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의 심폐소생술과 골든타임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는데, 그림과 설명만으로도 기본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여기에 QR코드를 활용한 실제 심폐소생술 교육 영상까지 연결해 주었다면 책에서 배운 내용을 더욱 생생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전·응급처치 정보라는 점에서 영상 자료와의 연계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이야기는 새로 온 간호사 세희의 등장과 함께 한결의 머릿속에 유 교수의 의미심장한 경고가 계속 맴도는 상황에서 다음 편을 기약하며 끝난다. 앞으로 이 인물들과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될지 궁금증을 남기는 마무리라 다음 편을 기다리게 만든다.
다만 책을 읽기 전 제목에서 기대했던 것과 실제 책의 내용 사이에는 조금 다른 점도 있었다. '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탐구 프로젝트'라는 제목을 보면 실제 사건 현장에서 사람의 몸을 바라보는 법의학자, 법의관의 이야기를 통해 인체와 법의학을 함께 알아가는 책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실제 사건 현장에서 법의학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기 위한 스토리텔링형 어린이 인체과학책에 더 가깝다.
물론 이것이 책의 단점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동화 속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인체의 구조와 의학 상식을 자연스럽게 익힌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다만 기존의 어린이 인체과학책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특별히 더 추천할 만한가를 묻는다면, 선뜻 하나를 꼽기는 어려웠다. 법의학자라는 저자의 전문성이 이야기의 전면에 드러나기보다는 인체과학을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한 배경이 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의학과 인체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라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자신의 몸을 궁금해하고,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심장과 혈액의 움직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가진 역할은 분명하다.
이번에는 순환기관이었다. 다음에는 한결과 세희, 그리고 유 교수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인체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이야기의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는 시리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