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인류
이상희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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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으로 알려진 대한민국 1호 고인류학자 이상희 교수의 에세이 책이 김영사 출판사에서 나왔습니다. 저자 이상희 교수를 소개하자면, 2018년 미국 과학 진흥협회 펠로로 선임된데 이어 미국 생물인류학협회와 리키재단이 수여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 공로상을 수상했고, 그의 저서 《인류의 기원》은 8개 국어로 번역 및 출간되었습니다.

나는 어쩌다 보니 고인류학자가 되었다.

사소한 인류 中에서

저자 이상희 교수가 고인류학자라고 불리기 까지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시작됩니다. 에세이답게 이상희 교수의 자신의 시점으로 글을 읽어내려가다보면, '한국 최초의', '아시아인 여성으로'등의 수식어들로 부각된 이미지와 많이 다른 인간 이상희 교수의 수수하고 담백함이 책의 초반부터 풍깁니다.

인종분류학의 핵심이 외형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특징까지 인종의 특성으로 열거했다는 점을 나같은 일반인은 알리 없고, 추상적인 특징이 인종 분류 기준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 최상의 성격 특성은 모두 백인종에게 부여되었고, 최고의 사람인 백인종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인종은 '유색인종'이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읽고나니, 뒤에 이어지는 사회사적으로 큰 영향도 당연히 상당히 끼쳤으리라 짐작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인종이 뚜렷하게 구분될 수 있는 생물학적인 단위라는 인식이 전파되었고 성향 역시 인종마다의 특징이라는 인식마저 퍼져나가게 되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본능이 부르는 소리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내용에서 왜곡된 본능에 대한 이야기는 고착화 된 사고에 신선한 바람이랄까 원래 불던 바람인데도 신선하게 느껴질만큼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미시간대학교에서의 대학원 생활이야기를 읽다보면 지금의 명성이 그저 얻어진 게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특히 해부학 강의 이야기는 이상희 교수는 소위 독종이구나, 깡이 있으시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문과생이였던 그가 '과학적 사고'에 대한 결핍을 메우는 과정은 수수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이 책의 전반적인 느낌에서 볼때 정말 쉽지 않았다라는 그의 표현은 일반적인 우리는 상상조차 아니 시도조차, 도전조차 하기 힘든 과정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되면서 존경심이 드는건 자연스러운 것일 겁니다.

첫 대중 과학서 《인류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학자로서의 진화 과정을 이야기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는 매 순간 학자가 되어간다는 표현으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2년동안 네 번의 상실을 겪으며 어두운 골짜기에 있을 때 이야기는 간결한 느낌이 그가 겪은 상실의 느낌을 더 차갑고 날카롭게 표현하여 주는 듯 했습니다.

시간과 싸우던 시기에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내 쪽으로 뺏어오려고 안간힘을 썼다. 지금은 시간이 내 것이 될 수 없음을 알기에 싸우지도 뺏지도 않는다. 나는 비로소 시간과 함께 걷고 있다.

사소한 인류_ 시간과 싸우기中

3장 여자라는 인류에서 '여자답다'는 말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저항감을 느꼈다고 하는 데, 지금까지 읽으면서 그를 알아감에 충분히 그랬을거 같다는 충분한 납득이 됩니다. '여자다움'을 버리기 위해 안감힘을 썼고,'내가 여자라서'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점이 책의 서두쯤에 이야기가 더 이해가 되어지곤 했습니다. 또한 미국사회에서의 겪고 느끼는 미묘한 차별, 미세한 공격을 뜻하는 'microaggresson'은 '종이에 천 번 베인 죽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인류학자가 하는 말에 강렬함을 받습니다. '모성 본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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