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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 돼 - 제2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100
김지완 지음, 김지형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8월
평점 :

책 제목부터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만한 「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 돼」는 제 2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작입니다. 김지완 작가님은 〈순일중학교 양푼이 클럽〉이란 작품으로 제1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 동화《아일랜드》라는 작품으로 제20회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제목이 주는 강렬함을 잊지않고 책 속에서 '제목은 왜 그렇게 지었을까?', '컵라면하고 무슨 연관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챙기며 읽으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주인공 지유는 마음 속에 '울고 있는 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유는 헤어진 토끼 보드리 때문에 가끔, 아픈 엄마를 원망스러워하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점에서 니닝치하고도 비슷합니다. 무카산스카라는 행성에서 지구의 접기 기술을 배우러 온 외계인 니닝치를 지유는 알아보고 니닝치도 지유에게 응답을 하게 됩니다.
'경이롭고 아름다운 기술'

누군가를 알아보기 위해 접기 이와에 필요한 기술 '지켜보기'.은석이와 우주가 VR체험실에서 티티새가 되어 함께 날며 나누는 이야기들은 이 토록 아름다운 순간이 있으리하는 여운을 충분히 주고 있습니다.
정소정 님이 친구들과 뛰어놀 때, 게임에 집중할 때, 큰 소리로 하하하 웃을 때, 정소정 님의 엄마도 똑같은 기쁨을 느꼈습니다. 엄마가 바라는 일이 바로 그것이었으니까요.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자기 자신의 최선이라고 말해 주는 마음, 어른들이 모르는 사이 접혀 버린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짓눌린 마음을 펴도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은 강한 충동이 이야기의 후반부에 치달으며 하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접기 기술이 어딘가 힘들어 하고 있을 아이에게 닿아가, 따뜻하게 감싸주며 괜찮다고 너그러이 말할 수 있는 어른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며, 어른이 된 지금 나는 과연 나의 자녀를 이 동화가 포용하는 정도만큼은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는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른들이 모르는 사이에 접혀 버린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어른으로 이 책을 다 읽고 덮으며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