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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슬기로운 철학수업 ㅣ 슬기로운 철학수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미조 편역 / 파랑새서재 / 2024년 8월
평점 :
독일의 철학자이자 헤겔의 라이벌로 오늘날엔 젋은 세대들과 정서적으로 통하는 면이 가장 많은 철학자로 손꼽힌다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그는 니체를 비롯해 프로이트, 다윈, 아인슈타인, 앙드레지드 등 19세기 이후 수많은 학자들과 예술가들에게 압도적인 영감을 제공한 철학자로 평가 받는다. 1819년 대표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통해 실존철학 시대의 위대한 창시자가 되었다.
이 책의 서문이자 편역자 김미조님의 글로 시작한다
세상은 내가 존재하기에 존재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대면한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과 기억을 풀어내며 '개체의 소멸'이라는 화두로 글을 쓰고자 마음 먹은 이유를 밝히고 있다. 본질을 꿰뚫고, 그 본질안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분석한 쇼펜하우어는 죽음을 그저 하나의 자연현상으로 보고, 존재한 후에야 죽음이라는 것을 마주하게되기에 죽음 이후의 세상을 궁금해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정작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 바로 이 삶을 인간에게 주어진 삶의 목적을 우리에게 촘촘하면서도 큰 자극을 준다.
인간의 삶 역시 고단한 것, 삶은 결국 고통 그 자체라고 쇼펜하우어는 여러 번 자주 반복해 말하는데, 끝이 있는 현재의 집합체임을 강조하기 위한 위해서이고, 끝이 있으니, 지금 이 순간을 더 잘 살아내야 한다는 나름의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짧은 삶에서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니 진정으로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거다.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
이는 내가 세상을 인식하기에 세상이 있으므로 자신에게 "있을 때 잘해."라고 해주는 건 어떨지 편역자 김미조님의 글은 끝이 난다.
4장으로 20단원으로 구성되어있다. 쇼펜하우어의 예민하고 날카로운 실존적 자아를 통해 본질에 가까워지게 되고, 세계의 본질은 바로 인간 의지에 있다는 핵심이 잔잔하면서도 단단하게 알알히 박아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1장 혼자, 때로는 함께
슬기롭게 관계 짓기의 한 부분이다.
나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면, 먼저 그가 홀로 자신에게 집중해 있을 때를 보라고 추천한다.
진정한 우정은 타인의 즐거움과 슬픔에 거리를 두고 무심한 관심을 가질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관심은 실제로 친구와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방해하는 것은 이기심이다.
위의 글귀들을 지금의 내가 공감하고 깨우는 내면이 있고, 과거 어느 시절에 이런 글을 접했다면, 그 때 내가 존재하는 세계는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갔겟지.
4장 파도가 거센 삶의 바다를 굳건히 헤쳐나가라
인생행로 - 겁먹지 말고 용감히 맞서라.
: 세상을 지배하는 세 가지 힘이 있다. 그것은 현명함, 강함, 운이다.
읽고 있던 나는 분명 공감도 되고 위로도 가지며 나의 경험과 기억을 떠올려보며 내 자신을 살펴보게 되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마주하고 보니 뭔가 헛헛하다고나 할까 허탈감? 공허함이 스며들지만, 그 또한 서문에서 편역자 김미조님이 쓰신대로 본질에 가까워지게 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