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중 50% 이성 친구
꼬마곰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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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스테어즈에서 나오는 마음학교 시리즈4편 「내 친구 중 50% 이성친구」는 글과 그림 모두 꼬마곰이다. 꼬마곰에 대한 소개가 없어 궁금하다. 의아해하며 일단 머리말을 보기 시작했다.



우리집 첫째 아들은 두루두루 친하긴 하나, 다른 남자아이들보다 여자친구들과도 아주 어릴적부터 잘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였다. 어릴 때는 자연스럽게 봐서 낯설지도 않았는데 초등학교 가면서부터 여자 친구들과 어울려 놀때면 남자친구들이 ‘너 〇〇좋아하니?’ 혹은 ‘너희 둘이 사귀니? 고백은 했어??’라는 말을 하며 키득거리는 모습에 기분이 좋지 않아져서 하교 후 엄마인 나에게 와 상한 기분과 마음을 위로받곤 한다.

벌써 10살이 되어 잘 어울려 지내는 것도 좋지만, 남동생만 있는 첫째 아들은 아무래도 이성인 여자친구와 놀 때 보이지 않는 낯섬과 차이가 존재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부분도 긍정적이고 자연스럽게 이해를 하며 배려하는 건강한 이성친구를 만들어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고 평을 적어 보려한다.

총 11장으로 이루어져있고,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구분지어 놓았다. 1-2장, 3-5장, 6-8장, 9장-11장 이렇게 말이다.


글을 읽기 전부터 그림이 너무 재미지다. 이쁘게 좋게 바르게 꾸미는 그림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리얼리티가 있다. 장마다 중간에 환기되어지는 구간 「김심리의 심리상담소」라는 코너가 있다. 심리이론이라면 이론을 딱딱하지 않게 에피소드에 맞게 그리고 다시 그 코너속에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이해를 이끌어준다.

1장에 취향이 너무 달라요에서는 유사성의 원리가 등장한다. 우리 부부도 연얘할 때는 유사성의 원리로 죽이 잘 맞았으나, 결혼하고 살아가며 서로 다 아는 것 같고 다 잘 맞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많은 부분이 다른 면도 있다는 걸 읽으며 떠올려봤다.

2장 친구로서 좋아하는 건지 이성으로서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어요를 정말 진지하게 읽었다. 정말 이 상황에 우리 첫째가 놓여있기에 나는 그를 격려하고 슬기로운 관계를 맺길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장을 보며 부모이자 어른으로서 나의 조언이 임시방편같은 소리였구나를 깨달았다. 26쪽에 너무 친하면 사귀어야 하는 건가?


진짜 여자와 남자는 친구가 될 수 없는 거야? 김심리의 심리상담소를 찾은 두 친구. 친밀감, 헌신, 열정으로 된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 나온다.



계속해서 책을 읽어가면서 초등 중학년에서부터 사춘기가 오기 전 아이들에게 정말 적합하고 읽어보길 권한다. 이성친구에 관한 이야기로서 그 나이 또래에 본인이 느끼는 심리에 대해 짚어나가기 좋다. 김심리 상담소에서 다루는 심리에 관한 이론이나 어휘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인 나에게도 익혀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니 필수라고 생각된다. 이런 감정 심리를 다루는 어휘를 이런 책을 통해서 접한다면 그 시기 또래에서 흔히 보고 듣고 느끼는 어휘라 학습으로 느껴지지도 않으면서 본인의 심리를 알아가고, 표현력도 길러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3장의 김심리 상담소가 말하는 질투와 열등감에 대한 내용은 그림과 글이 찰떡 궁합이다. 아이한테 그냥 이 책을 읽어보라고 싶다. 내가 일장연설하는 것보다 아이가 읽고 일장연설 하는 것을 듣는 편이 현명할 거다.

4장에서는 에펠탑 효과라는 게 나온다. 어른인 나도 생소하다. 이건 아이들만 읽는 책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나의 어릴 적 첫사랑인지 이제 잘 알 수 없는 사랑앓던 시절 초6때 일을 얘기해본다. 전학 온 남학생을 좋아하게 되자, 학원을 마치고 그 친구 집앞을 거쳐서 우리집을 가기 시작했다. 그땐 자존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고백할 용기가 없었던 게 사실인 것 같은데, 그때 내가 에펠탑효과를 기대했던 모양이다.



전학 온 남학생은 늘 그렇듯 호기심의 대상으로 일단 인기가 있게 된다. 그리고 축구도 잘하고, 남자아이들과도 금새 친해져 어울리기 바빴기에 나 같은 아이는 같은 반에 있는 줄도 모르게 무관심하게 느꼈다. 그러던 어느 비가 오는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학원 마치고 그 남자친구 집이 있는 골목을 향해서 가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우산 속으로 확 들어와 놀랐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지금까지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다. 두근거리는 내 심장 소리가 빗소리에 묻히듯 난 앞만 보고 무심하게 걸었고, 그 남자아이는 내 옆에 딱 붙어 가다가 이내 자기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날 알고 있다니, 날 기억하다니, 집에 와서 혼자 난리였다. 한편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들켰을까봐 조마조마해 하기도 했다. 난 너무 소심한 아이였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줄 알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걸 배우지 못했다.

긴장이 될 때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거리듯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정확한 정보가 기억나지 않아 혀끝에서 맴돌다가 말로 표현되지 않는 현상인 설단 현상도 등장한다. 이런 어휘는 사회나 과학시간에도 나오지 않는다. 가스라이팅을 요즘 아이들도 많이 들어봐서 입에 올리지만, 어른도 마찬가지로 올바르게 알고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가스라이팅에 대해서도 그말의 유래부터 행위를 그림과 함께 설명하여 준다.

6장에서는 램프증후군이 나오는데 나에게도 해당되는 현상이더라. 근심, 걱정, 불안이 커지면 실제보다 더 민감하게 쓸데없이 하게 되어 과잉 근심이라고도 한단다.

핑크렌즈 효과는 듣는 순간 뭔지 짐작이 갔다. 콩깍지!

8장은 남자친구, 여자친구 할거 없이 요즘 친구들이 꼭 알아야 할 에피소드이자 심리가 등장한다. 세계적으로 사회적으로 심각한 범죄로 부각되는 그루밍 범죄다.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하는데 심리적 지배로 인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 같은 범죄가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 아이들의 올바른 인터넷문화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우리아이들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9장에서는 지나치게 겉모습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는 우리 문화에서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나오듯이 헤일로 효과라는 심리 용어가 등장한다. 인물을 평가 할 때 그 사람의 외모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을 경우, 그 사람의 지능이나 성격등도 좋게 평가하는 일을 말한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편견이라는 걸 알아야한다.

10장 「헤어진 여자 친구가 자꾸 떠올라서 힘들어요」 에피소드를 읽으며 우리 아들에게 일어날 일을 상상 해 본다. 모리가 헤어진 여자 친구를 잊으려고 노력했지만, 반대로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 반동효과라고 한다. 이런 반동효과를 줄여 나가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타인에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반동 효과를 줄일 수 있다는데 말하기 힘들다면 비밀 일기에 적어도 좋고, 부정적인 감정을 글로 적을 때 말하지 않을 때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고도 한다. 난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러나 현실은 학업에 충실해야할 학생으로서 학습이 뒷전이고 이성과의 결별로 반동효과를 보이고 있으면 부모로서는 속이 터질 일이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스려 좋은 경험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또 바란다.

마지막 11장은 내가 언제 나오나했던 내용을 다룬다. 이성친구와 절대적인 규칙이라고나 할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성적 자기 결정권은 그런거라고.

끝까지 다 읽고 나서 꼬마곰 작가님에 대해 더 궁금해진다. 김씨일까? 김심리라고 책에서 나와서 말이다. 그 자리에서 후루룩 읽어낼 정도로 몰입도 되고 이해도 잘 되며 느낌도 좋다. 나의 아이에게도 이 책을 권하면서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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