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는 여성스럽지 않은 것도, 정신적 남자도 아니었다. 그저 여자가 야망이 크고 그만큼 내 안의 여성혐오가 강한 것이었다. 한국에서 남자형제 있는 집 여자아이가 겪는 일상적 차별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가정 내 성차별로 인해 한국 여자들이 학습하기 쉬운 무기력과 포기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였다. 남자아이들이 부모님의 응원을 받으며 과장된 만능감을 키워가듯 나 또한 그러했다. 내가 남자였다면 나의 야망이 유난한 것이었을까?
중류층 부모의 기대와 지원을 받은 남자아이가 가질 수 있는 일반적인 수준 아니었을까? 더구나 이 정도의 야망을가졌다고 해서 친구들을 혐오하지도 나 자신을 혐오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빨리 더 높은 자리를 차지했을건 말할 것도 없고. - P27

여자라고 더 착하거나 도덕적인 존재일까? 아니다. 혹시그렇게 느껴진다면 그건 여성이 사회적, 육체적 약자로서 권력에 더 잘 순응했기 때문이다. 여자도 얼마든지 부도덕해질 수 있다. 남자만큼 혹은 남자보다 잔인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페미니즘은 평화주의가 아니며 도덕성 투쟁이 아니다. 남자들에게 빼앗긴 여자 몫의 파이를 되찾는 투쟁이다. - P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팔월에 자칼은 태어났고,
우기는 구월에 시작되었네.
그가 말하기를, ‘홍수란 이다지도 무서운 것,
그런데 나는 기억이 안 나!" - P4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건 아니다. - P12

누가 보지 않아도 핀다는 것, 참 싱그러운 느낌이야. - P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빅토리아는 게정스레 X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았다. 자신이 조지핀과 함께 영국 마을 사람들 한가운데 있는 모습을 X가 보아서 좋을일은 없다. 적진으로 넘어간 게 되니까・・・・・・ . 그녀는 밖에서 안보이게 몸을 웅크리고 씁쓸해하며 생각했다. ‘적진으로 넘어 가다니 무슨 말인가? 어느 쪽으로 넘어갔다는 거지? 조지핀이 내가 X와 함께 길을 걷는 걸 보았다면 나를 뭐라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고 믿는 게 그렇게 중요하기나 한가…….’ - P1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계단이 하나 더 있는데, 옥상 정원으로 통했다. 그곳에 올라가면 너른 풍경의 놀라운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산등성이들이 웅장한 위엄을 드러내며 빅토리아를 에워싸고 있었다. 깊은 그릇 같은 골짜기 바닥에서 빅토리아는 기껏해야 벼룩이었다. 거대하면서도 폐쇄된, 극적인 풍경이었다. 인간은 여기에서 어떤 영향을 받을까? 온전히 고립된 곳이다.
빅토리아는 조용히 서서 귀를 기울였고, 온전하지 않음으로써 침묵이 더욱 드러난다는 점을 점차 깨달았다. 여기저기서 개가 짖고, 자동차가 마을 아래쪽 도로를 지나가고, 아주 멀리서 교회 종소리가 들려왔다. 비교점, 그녀는 생각했다. ‘비교대상이 필요하다. 간간이 섬이 있어 수평선이 끊기면 바다가 더 넓어지는 것처럼…… 그리고 이제 됐다. 나한테 하루에 힘든 일은 이 정도로 족해. 짐은 풀지 않고 음식도 만들지 않을래. 그냥 자러 가야지.‘ - P99

기억해야 해. 젊은 사람들과 나이 든 사람들의 차이는 대개 생각만큼 대단치 않아. 한 명은 밖에 갇혔고 한 명은 안에서 버려지지 않으려고 애쓰지. 둘 다 바람직한 건아니야. 미쳤다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하네.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야 많지.‘ - P1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