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아버지. 니코스 카잔차키스 가족은 어느 해 홍수 때문에 포도 농사를 다 망쳤다. "아버지, 포도가 다 없어졌어요", "시끄럽다.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 이에 대한 니코스의 말. "아버지는 재난을 지켜보며 아버지 혼자만의 위엄을 그대로 지켰다." - P60

더 본질적인 질문도 있었다. 모든 삶은 소중하다는 말은 과연 맞는가? 남의 꿈과 가능성, 생명을 앗아가는 자들도 있지 않은가? ‘모든 삶은 소중하다’는 말이야말로 억지로 꾸역꾸역 받아들여야 하는 말 아닌가? - P79

꿈은 ‘아니면 말고‘의 세계가 아니다. 꼭 해야할 일의 세계다. 꿈은 수많은 이유가 모여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일, 포기하면 내가 아닌 것 같은그런 일이다. 진짜 꿈이 있는 사람들은 꿈 때문에 많은 것을 참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용감하게 선택하고 대가를 치른다. - P86

꿈꾸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고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 영리한 것으로 간주되는 사회는 ‘억압적‘일 뿐만 아니라 미래가 없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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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사회에는 없고 인간에게는 있는 수많은 능력들이 있다. 우리를 덜 우울하게 만드는 능력들이다. 상상력과 호기심, 다른 사람을 덜 수치스럽게 하는 배려,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적인 사랑,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개의치 않는 고독한 열정, 내가 이러면 안 되지 하고 자제하는 마음・・・ . 그래서 세상은 아침에 눈뜨고 일어날 만하다. 페소아 시인의 말처럼 인간적인 것은 모두 내 마음을 움직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들 속에는 슬픈 세상에 깃든 인간의 이런 사랑스러움이 없었던 적이 없고 내 눈에는 이런것들이 아주 아름다워 보인다. - P44

메모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메모는 ‘자신감‘ 혹은 ‘자기존중‘과도 관련이 있다. 스스로 멈추기 때문이다. 스스로 뭔가를 붙잡아서 곁에 두기 때문이다. - P45

가장 이상적인 인물
(너무 많지만…) [일리아드]의 헥토르.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와 맞서기 전에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를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은 당신이오. 그리스인들이 당신을 슬프게 할까봐. 당신은 살기 위해서 뭐든지 해야 할 텐데.
당신이 남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내가 지켜줘야 하는데, 나마저 죽으면 당신도 많이 울 텐데.…."
그렇게 아내와 작별한 그는 트로이 성벽을 앞두고 아킬레우스와 결투를 한다. 아마 햇살이 뜨거운 날이었을 것이다. 그는 두려웠고 고독했으며, 자신이 패배할 것과 트로이는 멸망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싸우지 않고 그저 죽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다. 다음 세대들이 볼 수 있는 무엇인가를 나는 완성할 것이다. 나는 싸우고 사랑하다가
"죽어갈 것이다." 그는 그렇게 했다. 햇살과 먼지, 고독 속에서 미래를 위해 뭔가 하려는 사람은 내게는 모두 헥토르로 보인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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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말한다. "내가 꼭 해야 할 일을 잘 해내고 살기에도 시간과 힘은 터무니없이 부족해. 세네카가 말했어. 삶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낭비한다고." 그런데 이 말을 꼭 속으로 뭔가를 억누르면서 한다. 이건 말뿐이고 현실 세계의 나는 늘 삶을 낭비한다. 늘 쓸데없는 일에 힘을 빼앗긴다. 늘 하고싶은 일이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더 많이 한다.
나에게도 뇌라는 것이 돌아가고 있는 중이라면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를 끌어내는 데 쓰고 싶고,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아보고 싶은데 잘 안 된다. 나는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하는 사람의 괴로움을 겪는다. 더 슬픈 것은 정열을 기울인 많은 일이 무의미로 끝났다는 점이다. 열정적으로 무의미한일을 하느라 최소한 다른 무의미한 일을 하지는 않았다 정도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그러나 열정적이기 위해서는 열정적인 동시에 무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맞다. - P25

•나의 내일은 오늘 내가 무엇을 읽고 기억하려고 했느냐에 달려 있다.

•내가 밤에 한 메모,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나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나의 메모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 P35

오늘의 문장은 밑에 여백을 남겨놓고 썼다.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여백에 계속 내 나름의 각주를 달았다. 그러다 여백이 점점 늘어나더니 결국 오늘의 문장은 왼쪽 페이지에만 쓰고 오른쪽 페이지는 아예 비워두게 되었다. 그 오른쪽 빈 공간에 생각날 때마다 생각을 덧붙이고 덧붙였다. 이런 식으로 메모를 하는 것은 꽤 재미있었다. 더 많이 덧붙이고 싶어서 페이지들이 무한히 늘어나는 노트를 상상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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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정말로 ‘갑자기‘ 결심했다. 달라지기로. 뭔가를 하기로. 그만 초라하게 살기로 제일 먼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보는 일을 그만뒀다.
누가 나를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지 관찰하는 일도 그만뒀다. 누군가 나를 좋게 생각한다고 "넌 내게 딱 걸렸어!" 기뻐하는 일도, 나쁘게 생각한다고 앙심 품는 일도 그만뒀다. 남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일도 그만뒀다. 삶이 간결해져서 좋았다. 그 대신 앞으로 뭘 할까만 생각했다. 세상 어디선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거기 가서 그 일을 잘해내고 싶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세상이 필요한데 세상이 과연 나를 필요로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세상에 관심을 가질 마음이 있는데 세상도 나에게 관심을 가질 마음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건 마치 나에겐 사랑이 필요한데 누가 나를 사랑해줄지 알 수 없는 것과 같았다. 그때 당시 나는 더는 무의미하게 살고 싶지 않았고, 무의미하게 살지 않은 것, 그것이야말로 행복이라고 믿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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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는 거짓말을 한다기보다는 분명히 허세 부리기에 가깝다.

거짓말하기와 허세 부리기는 둘 다 부정확한 전달 또는 기만의 양상이다.

그러나 빤한 거짓말과는 달리, 허세 부리기는 좀 더 특수하게는 거짓이 아니라 속임수의 문제다.

개소리의 본질은 그것이 거짓이라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이 가짜 phony 라는 데있다. - P48

사실 사람들은 거짓말보다는 개소리에 대해 좀 더 관용적인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개소리를 개인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덜하기 때문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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