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한 연구에서 동화책을 많이 읽는 아이(아이보다는 부모의 선택이다)가 타인의 감정을 더 잘 읽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 결과는 이야기 경험이 실제로 공감 능력을 확장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 P137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분명히 개별 단어와 문장에 집중하지만, 정신의 작은 일부는 언제나 배회하고 있다. 우리는 이 단어들이 자기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이 문장들이 내가 앞 장에서 말한 내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내가 다음에 말할지 모를 내용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하는 말이 모순으로 가득한지, 또는 결국 한 점으로 모일지 궁금해한다. 갑자기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지난주에 텔레비전에서 본 내용을 떠올리기도 한다. 조너선은 "사람들은 핵심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책의 여러 다른 부분을 하나로 합칩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독서에서의 결함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다. 지금 정신이 배회하게 두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이해되는 방식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방황할 정신적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 P147
딴생각은 상황을 이해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조너선은 내게 "딴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른 수많은 것들이 사라질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딴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욱 체계적인 목표를 세우고 더 창의적이며, 끈기 있는 장기적 결정을 더 잘 내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신이 표류하면서 천천히 무의식적으로 삶을 이해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 P147
"창의력은 뇌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이선이 말했다. "창의력은 이미 그곳에 있었던 두 가지를 새롭게 연결하는 거예요." 딴생각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더욱 활짝 펼쳐지게 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결이 이뤄"진다. 계속 자신이 풀고자 했던 수학 문제에만 초점을 두었거나 정신이 완전히 산만했다면 앙리 푸앵카레는 해결책을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답을 떠올리는 데는 딴생각이 필요했다. - P148
딴생각을 하는 동안 우리의 정신은 (네이선의 표현에 따르면) "머릿속 시간 여행"을 떠나 과거를 더듬고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정신은 눈앞의 사안만 생각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면 다음에 일어날지 모를 일들을 생각하기 시작하며, 이는 미래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P148
두 과학자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딴생각(내가 프로빈스타운에서 너무나도 많이, 너무나도 즐겁게 했던 것)이 주의 집중의 정반대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이유로 딴생각을 하면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생각이었다. 실제로 딴생각은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다. 네이선은 우리가 하나의 스포트라이트로 주의를 좁혀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는 데 "일정량의 에너지" 가 필요하고, 그 스포트라이트를 꺼도 "우리는 여전히 그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저 다른 사고방식에 "에너지를 더 많이 할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주의력이 꼭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다른 중요한 형태의 사고로 "자리를 옮기는 것일 뿐"이다. - P149
이 모든 것을 연구한 네이선은 생산적인 사람이 되려면 그저 가능한 한 스포트라이트를 좁히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말했다. "저는 매일 산책을 나가서 정신이 일종의 정리를 하게끔 내버려둡니다··· 의식에서 생각을 온전히 통제하는 방식이 꼭 생산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느슨한 연상 패턴이 독특한 통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커스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내게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행위는 "소화해야 할 원재료"를 제공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거기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고했다. "오로지 외부 세계에만 정신없이 바쁘게 초점을 맞추면 뇌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소화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 P150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디지털 방해는 "자기 생각에서 주의를 멀어지게 하고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억압"한다. "저는 우리 모두가 이처럼 끊임없이 유발된 자극에 얽매이는 환경에서 여러 방해 요소 사이를 쉼 없이 오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생각의 흐름이 모조리 억압될 것"이다. - P151
마술은 사실 집중력의 한계에 관한 겁니다." 마술사의 일은 (본질적으로는) 우리 주의의 초점을 조종하는 것이다. 사실 그 동전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의 관심이 다른 데 쏠렸을 때 마술사가 동전을 옮겼기 때문에 우리의 초점이 원래 자리로 돌아왔을 때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다. 마술을 배우는 일은 곧 다른 사람의 주의를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조종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트리스탄은 일단 마술사가 관객의 초점을 통제할 수 있으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가 캠프에서 배운 내용 중 하나는 마술에 얼마나 잘 넘어가느냐가 지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훗날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보다는 더 미묘한 요소와 관련이 있습니다. 약점과 한계, 맹점, 또는 우리가 갇힌 편견 같은 것들이요." - P165
"그게 제 안의 마술을 일깨웠어요." 트리스탄이 말했다. "이렇게 생각했죠. 우와, 정말로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규칙들이 있구나.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규칙이 있다면, 그게 바로 권력이에요. 마치 아이작 뉴턴이 물리법칙을 발견한 것 같았어요. 누군가가 내게 코드를 보여준 것 같았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에 관한 코드요. 주말에 학교 도서관에 앉아 이 책들을 읽으며 격하게 밑줄을 치던 생각이 나요. 그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맙소사, 정말로 이럴 수 있다니 믿기지가 않아." 트리스탄은 자신이 완전히 흥분에 도취되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 제 머릿속에서는 아직 윤리의 경종이 울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 P169
무언가가 트리스탄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자신이 이메일을 강박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메일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 들었음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하던 이메일 앱이 "수많은 장치 위에서 작동하고, 매우 강력하고, 짜증 나고, 심한 스트레스를 주고, 사람들 삶의 엄청난 시간을 망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설득적 기술 연구소에서 사람들을 조종하는 방법을 배웠지만, 나도 다른 기술 설계자들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걸까?‘ 라는 난처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 설계자들이 어떻게 자신을 조종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이 상황에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B.J.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힘을 선한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가르쳤고, 학기 내내 학생들이 이런 윤리적 문제로 토론을 벌이게 했다. 그러나 트리스탄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이 비밀, 이 코드가, 현실에서 정말 윤리적으로 사용되고 있을까? - P170
그의 아버지는 스티브 잡스Stere Jobs 와 함께 애플 매킨토시를 개발한 제프 래스킨Jef Raskin 이었는데, 그가 매킨토시를 만들 때 중심에 둔 원칙은 사용자의 주의력이 신성하다는 점이었다. 제프는 기술의 책무가 사람들을 고양해 더 높은 목표를 성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아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기술의 목적이 뭘까? 우리는 왜 기술을 만들까? 우리가 기술을 만드는 이유는 기술이 우리 안의 가장 인간적인 면을 끌어내 확장하기 때문이야. 그게 붓의 목적이야. 첼로도 그렇고, 언어도 그래. 이 기술들은 전부 우리 안의 어떤 면을 넓혀줘. 기술은 우리를 초인으로 만들어주는 게 아냐. 우리를 더욱더 인간적으로 만들어주는 거지." - P183
아자는 […] 20대 초반이 되었을 무렵에는 최전선에서 최초의 인터넷 브라우저를 설계하고 있었고, 파이어폭스Firefox의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였다. 그는 업무의 일환으로 웹의 작동 방식을 뚜렷하게 바꿔놓은 기능을 설계했다. 그 기능의 이름은 ‘무한 스크롤‘이었다. […] 아자는 자신의 설계가 자랑스러웠다. "처음에는 정말 좋은 발명처럼 보여요." 그가 말했다. 그는 자신이 모두의 삶을 더 손쉽게 만들고 있다고 믿었다. 접근의 속도와 효율이 높아지는 일은 늘 진보라고 배워왔다. 그의 발명은 순식간에 인터넷 전체로 퍼졌다. 오늘날 모든 소셜미디어와 수많은 웹사이트가 무한 스크롤의 한 형태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때 아자는 주위 사람들이 변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화면을 내리며 전자기기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어느 정도는 그가 설계한 코드 때문이었다. 아자 본인도 끝없이 스크롤을 내리다 나중에야 자신이 본 내용이 쓸데없는 정보임을 깨닫곤 했고, 자신이 인생을 잘 살고 있는 것인지 고민했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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