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었다.
텔레비전이 잘 안 나오나요?
"잘 나와요."
그녀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여러분은 내가 격리해야 할 나병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해요. 나도 여러분과 함께 텔레비전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난 대화를 좋아해요."
그렇게 해서 ‘활력소‘는 언제나 우리 가족과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나는 이 말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 우리가 피고용인의 가장 중요한 권리를 부정하는 반사회적 이기주의자들이라고 누군가 비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32
"조,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그 불쌍한 아기에 대해 왜 그렇게 신경 쓰는 거야?
"아주머니, 만약에 내가 어린 딸을 여기로 데려와서 아주머 니 집 안을 울음소리, 젖은 기저귀, 온갖 정신없는 것들로 가득 채운다면 좋겠어요?
"별로 좋지 않겠지."
"내 딸이 아주머니에게 달갑지 않다면, 아주머니의 손자 또한 내게 달갑지 않아요. 아주머니의 손자가 내 딸과 비교해서 뭐 특별한 것이 있나요? 계급의 특권과 관련되는 건가요? 어쨌든 한 가지는 분명해요. 내 딸은 세례를 받을 때 백만장자보다도 훨씬 더 옷을 잘 입었어요. 그리고 분명히 말해 두지만, 첫 영성체를 받을 때에는 이 고장 전체가 질투할 정도로 멋진 옷을 입힐 거예요. 비록 20만 리라를 쓴다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 P38
딱 알맞은 순간에 알베르티노와 파시오나리아가 늙지 않도록 만들고, 언제나 여덟 살이나 열 살에 머무르게 만들어 내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 내 잘못이라고 말해야 할까? 만약 그랬다면 마르게리타도 자동적으로 영원히 젊음을 유지한 채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사실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왜나하면 작가가 창조한 등장인물은 언제나 다른 희극을 공연하는 늘 똑같은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두각시 조종자를 언 제나 젊은 상태로 유지하는 일은, 비록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어려운 일이다. - P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