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동물을 사랑했다. 할아버지는 개집 위에다 커다란 팻말을 못으로 박아 두었는데, 그 팻말에는 ‘인간을 더 많이 알게 될수록 동물을 더 사랑하게 된다.’ 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단지 동물을 존중할 뿐이었다.) - P10

(할아버지는 자신만의 인간 삼위일체를 갖고 있었으며 이를 신성한 삼위일체인 양 존경했는데, 그것은 바로 만초니, 베르디, 나폴레옹이었다. 그는 생애 단 한 번 외국에 나가 보았는데, 바로 파리였다. 파리의 리옹 역에 도착한 할아버지는 택시를 타고 앵발리드 기념관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폴레옹의 무덤에 헌화를 한 다음 곧장 택시를 타고 파리를 완전히 무시한 채 리옹 역으로 돌아갔다.) - P13

제2차 세계 대전이 터지기 전에 있었던 일이다. 할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 밀라노에서 일하고 있는 ‘그 녀석‘을 만나러 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아가씨가 문을 열어 주었고, 할아버지는 아들이 나타나자마자 물었다.
"저 여자는 누구냐?" 아들은 대답했다.
"제 아내예요"
그리고 모든 것이 거기에서 끝났다. 아들의 말에 의하면, 자신의 부모가 자기에게 알리지도 않고 결혼했으니, 자신도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결혼할 권리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 녀석은 자기 어머니에게는 미리 결혼 소식을 알려 주 었지만, 자신과 어머니 사이의 비밀로 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결혼 소식을 말하기가 부끄러웠던 것이다. 바로 수줍음 때문이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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