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활은 단조로워.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고, 닭들은 모두 그게 그거고, 사람들도 모두 그게 그거고. 그래서 난 좀 지겨워. 그러나 네가 날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햇빛을 받은 듯 환해질거야. 모든 발자국 소리와는 다르게 들릴 발자국 소리를 나는 듣게 될 거야. 다른 발자국 소리는 나를 땅속에 숨게 하지.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나는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게 아무 소용이 없어. 밀밭을 보아도 떠오르는 게 없어. 그래서 슬퍼! 그러나 네 머리칼은 금빛이야. 그래서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야. 밀은, 금빛이어서, 너를 생각나게 할 거야. 그래서 나는 밀밭에 스치는 바람 소리를 사랑하게 될 거고……」 - P86
「같은 시간에 왔으면 더 좋았을걸.」 여우가 말했다.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질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그러나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몇 시에 마음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을거야…… 의례가 필요해.」 - P87
이렇게 해서 어린 왕자는 여우를 길들였다. 그리고 이별의 시간이다가왔을 때, 여우가 말했다. 「아! ……울음이 나올 것 같아.」 「그건 네 잘못이야. 난 너를 조금도 괴롭히고 싶지 않았는데, 네가 길들여 달라고 해서………. 어린 왕자가 말했다. 「물론 그래.」 여우가 말했다. 「그런데 넌 울려고 하잖아!」 어린 왕자가 말했다. 「물론 그래.」 여우가 말했다. 「그럼 넌 얻은 게 아무것도 없잖아!」 「얻은 게 있지. 저 밀 색깔이 있으니까. 여우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장미들을 다시 보러 가봐. 네 꽃은 이 세상에 단 하나란 걸 알게될 거야. 이별의 인사를 하러 네가 다시 돌아오면, 선물로 비밀 하나를 알려 줄게.」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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