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감정의 파도를 헤쳐나갈 때 부모가 흔들림 없이 옆에 있어주기를바란다. 우리는 아이의 인생을 바로잡으려고 애쓰지 않고 그맘때쯤의 혼란을 이해해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감정을 다스리고 제 나름의 대응 전략을 세우는 법도 배운다. 부모의 이런 태도는 아이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주는 것과 같다.
"몸도 마음도 제멋대로라 닻을 잃은 배처럼 불안하겠지만, 내가 여기서 네 곁에 있으면서 네 본모습을 비춰줄게." - P167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감정에 대해 자책하기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의 무모한 면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아이를 가짐으로써 우리에게 활짝 열린, 어쩌면 우리를 산산이 부숴놓을지도 모르는 이 기회를 활용해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좀 더 너그럽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가면서 말이다. - P178
"내 안의 그림자가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참에 아이가내 자신에 대해 알려주는 교훈을 배워야 해." - P181
아이 때문에 몹시 화가 날 때도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발끈하는 거지? 왜 그렇게 아이에게 불만인 걸까? 아이가 내 안의 어떤 점을 건드리고 있기에 이러는 걸까?‘ 이때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방에서 잠시 나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면 ‘지금 도움이 필요한 건 아이가 아니라 바로 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살황을 재정비할 여유가 생긴다. - P184
부모가 남들에게 맞추려고 솔직한 감정을 숨기면, 자식들 또한 가식적으로 사는 법을 배운다. 부모가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을 바꾸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도 인정받기 위해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고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려 한다. 부모가 자신의 욕구보다 남들의 욕구를 우선시하면 아이들도 자신보다 남들을 더 가치 있게 여겨야 한다고 배운다. 이런 아이들은 대단히 관계 지향적이라서 그들의 정체성 또한 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 • 부모가 아이들을 응석받이로 키우면, 아이들은 부모를 이용해도 괜찮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 • 더 나아가 아이들이 자기에 도취되어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부모 스스로가 건강한 경계를 만들지 못하면 아이들은남들의 경계를 무시해도 된다고 배운다. 부모가 자기 공간과 욕구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면, 아이들은 자신의 공간과 욕구가 남들의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게 된다. 부모가 "안 돼"라고 말해야 할 때 그러지 못하고 아이가원하는 대로 계속 받아주면 아이들은 인생이 뜻대로 안 될 때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지 못한다. - P194
다른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을 맞춰가는 사람들이 많다. 인정받고 확인받고 싶어서 자기의 본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바꾸는 것이다. 타고난 모습을 기쁘게 받아들이도록 가르치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라면, 우리는 우리의 욕구를 저버리고 부모가 인정할 만한 모습으로 살아야 부모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배운다. 우리의 욕구보다 부모의 욕구에 더 맞춰진 이런 가식적인 모습에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잃어버리게 된다. • •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자기 개성대로 살아가고자 할 때 죄책감을 느낀다. • • 죄책감은 우리의 진짜 목소리를 가로막는 어두운 감정이라 어딘가 부족하고 불안한 흔적을 남긴다. 이렇게 죄책감이 각인된 아이들은 자신의 타고난지혜를 믿지 못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영원히 죄책감에 시달리거나 주위 사람들을 심판하고 죄책감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그런 감정에서 벗어나려 한다. - P197
"내게 아이의 영혼을 지배하거나 심판할 권한이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자 아이가 내 인정을 받고 싶어하거나 인정을 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부모의 인정을 받는 것은 아이의 당연한 권리이니 마음껏 인정해주자. 아이의 평범한 모습에서 묻어나는 생기발랄함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이해할 지혜를 구하자. 아이의 존재를 점수나 다른 지표로 평가하지 말자. 매일 아이와 앉아서 아이의 존재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은혜를 누리자. 나자신의 평범함을 되새기며 그 아름다움에 만족하자. 나는 내 아이의 타고난 모습을 평가하거나 인정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아이가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것도 아니며, 다만 내 아이의 정신적 동반자로서 여기 있을 뿐이다. 내 아이의 영혼은 한없이 지혜롭기에 그에 걸맞은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내가 내 본모습을 올바르게 대하는 방법 또한 비춰줄 것이다." - P201
아이의 일상에 의미를 불어넣는 한 가지 방법은 아이의 경험을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다. 아이의 인생에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도록 돕는 미묘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은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의 존재감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대단한 일을 해낼 때만이 아니라 소소한 순간에도 곁에 있다면, 부모는 아이의 모험에 함께하게 된다. 우리의 존재감과정서적 교감은 아이에게 일관성과 질서, 체계가 잡힌 느낌을 준다.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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