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 이른 시간, 새벽에 눈을 뜨며 나는 소리 내어 외쳤다. 메리 V. 메리 V! 누군가가 그 사람의 이름을 이렇게 확고하게 외친 것은 아마 처음일 거라고 확신한다. 평소에 그 이름은 무색무취의 호칭, 그저 말을 맺으려고 쓰는 문장부호 같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반쯤 기대한 것처럼 내 목소리로 V 양 본인이나 그 사람과 닮은 모습을 내 눈앞에 불러내지는 못했다. 방 안은 여전히 흐릿했다. 내가 외쳤던 소리가 종일 머릿속에서 울렸다.
그러다가 전처럼 길모퉁이 어딘가에서 V 양을 마주치고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고 안심하게 되겠거니 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그런데 어디에도 V 양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음속 어딘가가 불편했다.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