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어쩌고요? 나는 애들을 사랑해요." "욕심도 많군요. 하긴 이기주의자에게 자식은 자기 자신의 일부죠. 선생님이 자식을 사랑하는 이유는 자식이 선생님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나쁘지 않아요." - P84
"5년만 더 지나면 두 분은 서로를 지긋지긋해하는 노인으로 변할 겁니다. 뒤를 돌아보면 후회로 점철된 삶이 있죠. 그다음은 죽음을 기다리며 버텨야 하는 삶이 기다리고 있고요.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런 삶을 피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때는 돈 자체가 필요 없어질 테니까요." "왜 그렇죠?" "돈은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겁니다. 그런데 늙으면 하고 싶은 일이 없어져요. 돈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나 필요해지죠." "어떻게 그렇게 잘 알죠? "알고 보면 굉장히 단순하거든요. 인간은 어린 시절, 유년 시절,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서 쇠퇴기로 향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어요. 그 후에는 자신이 차지한 공간을 비워 주는 거죠." - P85
니콜라이는 문득 ‘존재하다‘와 ‘존재하지 않는다‘를 구별하는 경계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지 깨달았고, ‘해야 한다‘와 ‘하면 안 된다‘라는 관습에 얽매일 필요가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누구도 뭔가를 해야 할 의무를 갖지 않은 것 같았다. 사실 쓰나미가 그를 쓸어가 버릴 수도 있었고, 비행기와 함께 추락할 수도 있었고, 병에 걸릴 수도 있었고, 죽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러시아 남자는 수명이 짧다. - P88
"무슨 일이 있어도 재혼은 안 됩니다." 사회혁명당원은 공표하듯이 말했다. "아내는 어디까지나 자녀를 낳기 위해 필요한 겁니다. 선생님한테는 이미 자녀가 있어요. 그렇다면 아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애인이 필요한 겁니다. 양질의 오르가슴과 영감으로 충만한 비행이 필요한 거죠. 여자는 남자가 쉽게 질리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어요. 싫증 나면 애인을 바꾸세요. 절벽 근처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삶을 누려 보세요. 만약에 모든 것이 싫증 나면 그때는 홀로 고요한 심연에 갇혀 노후를 맞이하는 겁니다. 노년도 인생에서 좋은 시기입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 P91
"당신은 그냥 등골이 휘도록 일만 한 게 아니잖소." 인노켄치가 반박했다. "당신은 일과 자신의 작가들을 사랑했고, 그들의 운명에 일조했고,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잖소." *뭘 그렇게 거창하게······." 키라 세르게예브나는 한 손을 저으면서 부인했다. - P95
그녀는 두 부류의 남편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부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고, 두 번째 부류는 돈 많은 남자였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남편은 아내한테 붙어서 살아간다. 그러면 여자는 둘이서 함께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물론 힘든 일이다. 반면 돈 많은 남자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무례하며 결국은 아내를 버린다. 무거운 짐을 홀로 지고 가는 당나귀로 살 것인지, 자기를 마구 짓밟고 척추를 부러뜨려도 참고 살 것인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물론 지조와 성공 두 가지를 다 갖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잃는 법이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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