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는 것은 그 공원 전체의 분위기에 대한 것입니다. 암흑한 동굴을 이면에 두고 있으면서도 앞쪽으로 돌아서면 항상 명랑하고 즐거운 얼굴 표정을 하고 호기심에 찬 대담한 눈빛을 반짝이며 밤이면 밤마다 짙은 화장을 자랑하는 공원 전체의 정취를 말하는 것입니다. 선도 악도, 아름다움도 추함도, 웃음도 눈물도 모두 한데 녹여내고 점점 더 교묘한 현혹의 빛을 내뿜고 현란한 색채가 넘쳐 나는 거대한 공원의 바다와도 같은 장관을 말하는 것입니다. - P44

"당신처럼 성실하고 온화한 아가씨가 이 무시무시한 거리 모습을 어떻게 태연히 바라볼 수 있지?"
나는 여러 번 그녀에게 물어보려다가 주저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실제로 그런 질문을 했다면 그녀는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내가 태연할 수 있는 것은 당신에게서 받은 감화 덕분이에요."라고 할까요. "내게는 당신이라는 연인이 있기 때문이지요. 사랑의 암로에 들어선 자에게는 두려움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답니다"라고 할까요.—그렇습니다. 그녀는 분명 그런 대답을 했을 게 틀림없습니다. 그녀는 그럴 만큼 열렬하게 나를 믿고, 그 정도로 순수하게 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 P57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들의 영혼 저 깊은 곳에는 정도 차이는 있겠으나 내가 느끼는 바와 똑같은 아름다움을 느끼고, 내가 꿈꾸는 바와 똑같은 꿈을 꾸는 소질이 잠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다만 나처럼 그것을 의식하는가 아니면 그것을 부정하는가, 라는 점만 서로 다른 것이지요.—나는 딱히 별다를 것도 없이 그런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 P67

"돈이 많다는 것은 물론 행복한 일이지만 자칫하면 도리어 불행한 결과를 낳게 돼. 부는 모르는 사이에 인간의 영혼을 타락시키고 마는 거야."
"아니, 그럴 걱정은 없어. 부자가 타락하는 것은 그 재산을 더 불려 보겠다고 사업에 뛰어들 때뿐이지. 돈이 많은 자는 일하지 않고 놀기만 하면 항상 행복해."
그렇게 말하며 그는 별반 신경도 쓰지 않는 기색이었습니다. - P89

"우스꽝스럽게 느끼지는 않더라도 어떤 종류의 쾌감을 갖는 것은 확실하지. 오히려 그림으로 하는 게 더 재미있을 정도야. 애초에 예술적 쾌감을 비애라느니 우스꽝스러움 이라느니 혹은 환희라느니 하는 식으로 구분하는 것부터가 잘못되었어. 세상에 순수한 비애나 우스꽝스러움이나 혹은 환희라는 것이 존재할 리가 없거든."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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