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니 소년이 배트맨과 함께 아침을 준비하고 있어요. 정말 오랜만이에요.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뜬 게요. - P129
소년과 배트맨이 있는 풍경에 나는 점점 익숙해져 가요. 하지만 이 풍경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한 가지 마음만 품기에도 버거운데 왜 여러 가지 마음을 동시에 품게 되는 걸까요. 소년이 영원히 이곳에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과, 소년이 더 좋은 곳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해요. - P130
피란 행렬을 따라갔을 때 폭격으로 껍데기만 남은 버스를 색칠하고 있는 아이들을 본 적이 있어요. 이미 망가진 버스를 왜 칠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제 알겠어요. 그 아이들은 잿빛을 견딜 수가 없었던 거예요. 숨이 막히는 잿빛을. - P140
이제 바람이 불면 우리는 넷 다,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요. 쓸모없어진 물건들이 서로 부딪치며 내는 작은 소리를 들으려고요.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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