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은 내향적이며 자아를 깊이 성찰한다. 사람들은 제비꽃이 겸손해서 숨는다고 말한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제비꽃은 자신의 비밀을 포착하기 위해 숨어 있다. 그 거의—없는—향기는 억제된 영광인데,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찾아봐 달라고 요구한다. 제비꽃은 향기로 소리치지 않는다. 제비꽃은 말할 수 없는 가벼운 것들을 말한다. - P93
겁이 난다. 하지만 내 심장은 뛰고 있다. 이해를 허락지 않는 사랑이 심장을 더 빨리 뛰게 한다. 단 하나 확실한 건 내가 태어났다는 것이다. 당신은 나라는 존재의 한 형태이고 나는 당신이라는 존재의 한 형태라는 것: 그것들이 내가 지닌 가능성의 한계다. - P108
나는 죽을 것 같은 기쁨 속에 있다. 달콤한 탈진 속에서 나는 당신에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기다림이 있다. 기다림이란 미래에 대한 탐욕을 느끼는 일이다. 언젠가 당신은 내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믿는 척하며 하루하루 즐거운 사랑 속에서 산다. 하지만 갈망을 안은 채 기억을 되새기는 건 다시 한번 작별을 고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 P108
나는 생각을 넘어 하나의 상태에 도달한다. 그걸 말들로 쪼개는 일은 거부한다—표현할 수 없고 표현하고 싶지도 않은 것은 결국 내 비밀들 가운데 가장 은밀한 것이 된다. 나는 내가 생각을 쓰지 않는 순간들을 두려워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건 순간적인 상태다. 도달하기 어려운, 완전히 은밀한, 생각을 빚어내는 말들을 더 이상 쓰지 않는 상태. 말들을 쓴다는 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일이 아닐까? 해롭고 절대적인 어둠 속에서 길을 잃는 일이 아닐까?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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