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어머니의 죽음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갑작스런 소식에 놀라지 않을 테니까. 나는 눈앞에서 본다, 들고 있던 횃불이 머리카락에 옮겨붙고, 불덩어리가 되어 바닥으로 추락하는 어머니를. 내가 허리를 굽혀 바라보면, 어머니의 얼굴은 재가 되어 바스러진다.

나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나는 내 입을 버렸다. - P38

서커스 천막을 해체하는 일은 어디서나 똑같다. 거대한 장례식과도 같은 그것은, 언제나 한 도시에서의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밤에 이루어진다.
서커스 울타리가 제거되고 나면 간혹 낯선 이들이 트레일러로 와서 창유리에 얼굴을 대고 안을 들여다본다.
나는 시장의 생선이 된 기분이다.
트레일러와 케이지는 장례식 행렬처럼 깜빡이를 켠 채 역으로 운반되어 기차에 실린다.
내 안의 모든 것이 녹아 사라진다. 바람이 나를 통과해 불어 간다. - P40

무엇보다도 나는 바깥의 사람들처럼 되고 싶다. 거기에 서는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알 수 있다. 그들은 흰 밀가루의 영혼을 가졌다.
무엇보다도 나는 죽어 있고 싶다. 그러면 모두가 내 장례식에 와서 눈물을 흘리고 서로를 비난할 것이다. - P40

슬픔은 늙게 만든다.
나는 외국의 아이들보다 나이가 많다.
루마니아의 아이들은 늙은 채 태어난다. 이미 어머니의 배 속에서부터 가난하고, 부모의 근심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낙원에서처럼 산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더 젊게 만들지는 않는다. - P41

죽은 자가 산 자보다 더 잘 산다고 어머니는 말한다. 천국에서는 여행하는 데 여권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 P42

피가 심장을 향하듯이,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한다. 피가 심장으로 흐르지 않으면 인간은 말라 죽는다고 아버지는 말한다.
외국은 심장이다. 그리고 우리는 피다. - P47

아버지는 우리와 다른 모국어를 가졌다. 그는 우리 고향에서도 이방인이었다.
그는 다른 종족 사람이야, 어머니가 말한다.
그러나 외국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종족이 아니다. 비록 아버지가 거의 모든 문장을 다른 언어로 말하기는 하지만. 내 생각에 그는 어떨 땐 자신이 하는 말을 자기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
아버지는 루마니아의 교외 출신이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화가 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수도 출신이기 때문에.

이모는 그를 노인네라고 부른다.

아니다, 내 아버지는 슬퍼하지 않는다. 그는 광대니까, 그렇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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