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때 나는 그에게 감사했다. 나는 말했다. "설명해줘서 고맙습니다." "무슨 말씀을! 당신에게 고맙지요!" 그가 말했다. "뭐가 고마운가요?" 나는 놀랐다. "관심을 가져준 것이 고맙지요!" 바로 이것이 그날 밤 있었던 일 가운데 가장 놀랍고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그는 내가 밤하늘의 별에 관심을 보여서 고맙다고 했다. 마치 하늘이 그의 것인 듯 말이다! 그가 모든 광경의 책임자인 것처럼 말이다! 밤하늘이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서 만족스럽다는 듯 말이다! 그는 땅과 하늘의 주인이었다. […] "관심을 가져주어서 고맙습니다!" 그는 이 땅과 별들을 상속받았다. 그는 지식을 물려받았다. - P202
어떤 앵무새들은 정말로 에나멜로 뒤덮인 것 같았고, 또 어떤 앵무새들은 라일락처럼 깃털이 풍성했고, 또 다른 놈들은··· 비교할 것을 찾지 못하겠다. 맞아, 나무랑 비슷했다. 그 새는 이 곳에서 저곳으로 자리를 바꾸었다. 날아다녔고 갑자기 반짝 빛났고 사라졌다. 이 기적의 존재는 호주작은앵무새라고 불린다. 앵무새가 아니라 작은 앵무새이다. 왜냐하면 정말로 아주 작은 새이기 때문이다. 한 마리 한 마리가 미니어처의 걸작이라 할 만하다. 여기 한 마리가 작은 그물 고리 위에 앉았다. 앵무새들이 하듯이 자기 이마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그물 위로 걸어간다. 우리 눈높이 정도에서 멈춰 섰다. 새의 목에 있는 무늬가 보인다. […] 사실 저런 무늬를 만들기는 정말 어렵다! 그렇다면 모든 색채를 발명하기는? 이 색채 계열과 풍부한 뉘앙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천재적인 장인은 대체 누구인가? 자연이다. - P212
또다시 우리는 도시에 있다. 우리는 기계들 가운데 있다. 기계를 만드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다리. 비행기. 또는 작은 공구들. 현미경의 마법 같은 눈. 우리는 환상적인 기술세계 속에 있다. 여기서 인간은 자연과 동일한 힘의 거장으로 등장한다. 인간은 자연보다 강력하다. 인간은 자연의 비밀을 벗겨내고 자연이 봉사하도록 강제한다. 인간은 자연을 길들이고 자연은 갈수록 덜 울부짖으며, 동물원의 새끼 동물 마당에 있는 잘 따르는 새끼 눈표범처럼 인간의 손안에서 갈수록 더 가르릉거린다. - P214
형제간의 관계는 보통 거칠며 상냥함은 대개 숨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형제는 형제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어도 한마디 말만으로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과 눈짓을 하며,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 당신과 그만이 알고 있는 우습고 은밀한 것에 대해 묻는 사람은 바로 형제인 것이다. 당신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형제는 말없이 당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당신은, 그가 당신의 언행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혹시나 자기가 이해 하지 못하는 길을 당신이 가더라도 그는 당신이 스스로를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들과 대화를 마친 당신은 불현듯 형제가 만 족스럽게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형제는 당신의 명예를 걱정한다. 이것은 다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형제가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가 갑자기 밤에 찾아오면 그에게 식사를 주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그가 함께 있는 것이 결코 방해가 되지 않는다. 당신은 일을 계속할 수도 있고 어쩌면 램프 불빛 너머로 그를 잠시 바라본 다음 물어 볼 수도 있다. - P217
두 번째 노래를 마치자 메레드는 자신의 발견을 떠올렸고 친구들에게 거울을 보여주었다. 집주인이 소리쳤다. "메레드! 너는 커다란 노래를 불렀는데 인생은 그동안 작은 걸 지어냈구나···. 들어봐. 그 거울은 방금 흙담 옆에 서 있던 아가씨 거야. 그녀가 그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았거든. 난 그녀가 자기 얼굴에 빠졌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그 아가씨 말이 ‘아니에요, 내 얼굴에 감탄해서가 아니에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예요. 작별할 때 함께 거울을 들여다보았거든요. 저는 거울을 바라봅니다. 오랫동안요. 그러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거울 속에 나타나요‘ 하는 거야. 그녀가 나한테 한 말이야. 메레드, 아가씨한테 연인의 얼굴을 돌려줘!" 아가씨는 수로 옆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는 무릎 위에 별들이 흩뿌려진 작은 거울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거울을 들고 들여다보았다. 약혼자의 얼굴이 전투모 아래에서 그녀에게 미소 짓고 있었다. 아가씨는 꿈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꿈이 아니라 인생이었다. - P232
"엄마가 저기 있어요!" 소녀가 소리를 지르고는 쏜살같이 군중 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 즉시 군중 속에서 하나의 밝은 형태가 분리되어 나왔는데 일 초 후 그 형태는 두 팔 벌려 포옹하는 여성의 모습이 되었다. 그런 뒤 엄마는 딸을 두 팔에 안고 내 옆을 지나갔다. 그녀는 딸의 종아리 위로 두 팔을 교차시킨 채 딸의 얼굴을 자기 얼굴에 밀착시키고 있었다. 딸의 무게 때문에 그녀는 약간 몸을 뒤로 젖히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덕분에 나는 가려진 곳 없이 그녀의 얼굴을 잘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쓰고 있는 머릿수건에 그려진 춤추는 장미들 사이로 빛나며 미소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승리의 반사광이 이처럼 매혹적이라면 승리 자체는 얼마나 멋진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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