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명명일에 제도기 세트를 선물로 받았다.
도샤에게 제도를 시키자.
그런데 나는 제도기라는 단어가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나는 창조의 고통을 맛보며 제도를 하게 되었는데 그 고통은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우울하며 절대로 성공으로 보상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왜냐하면 미래의 엔지니어라면 제도를 향한 열정과 재능이 집중되어 있을 뇌의 영역이 내 경우에는 맹점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작동하게 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함을 감지했다. 이런 자각은 이마의 통증으로 , 이마뼈를 짓누르는 고통으로 변했다. - P104

사람들은 공정함에 대해서 나에게 많이 이야기했다. 내게 말하길, 가난은 미덕이고 덧대고 기운 옷은 아주 좋은 것이다. 공정해야 한다고들 했다. 선하게 대해야 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멸시해서는 안 된다. 혁명이 일어났을 때 내 눈앞에서 가장 위대한 인류의 공정함이 제기되었다. 억압받은 계급의 대승리였다. 그때 나는 덧대고 기운 모든 옷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 모든 가난이 미덕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때 나는 억압받은 계급의 해방을 돕는 것만이 공정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쳤던 사람들은 이 공정함에 대해서 내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스스로, 이성으로 공정함을 깨달아야 한다. - P105

나는 나의 낙천적인 지인을 미워한다. 그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나의 그림자이다. 나는 나아갔고, 경계선이 된 그해에 이르렀다. 도달한 다음 사라졌다. 그리고 그 경계에 다가갈 때의 나는 이제 없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나는 갑자기 그림자가 나타난 것을 본다! 나의 그림자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나는 그림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나를 그림자로 취급하고 나는 무게가 없고 공기와 같다. 나는 추상적인 관념이다. 하지만 나의 그림자는 홍조를 띠었고 낙천적이 되었으며 멸시를 담고 나를 흘긋거린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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