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아네트는 잔을 내려놓고 식탁 표면을 손가락으로 길게 쓸었다. "그리고 가끔은요—미친 생각인 거 나도 알아요—그래도 가끔은 대니얼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아니면 누군가가 그이를 찾아낼지도 모른다고, 아직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래요." 나는 말했다.
"사람의 마음이 어떤 차원에서 저항하는 거겠죠. 누군가가 그렇게 사라져버린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 P315

앙투아네트가 나를 보다가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런데 그것이 대니얼의 선택이라면—다른 가능성 말이에요—대니얼이 침묵을 선택한 거라면, 그럼 괜찮아요. 그이의 침묵이잖아요. 미스터리이고요. 그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다만 그이가 조슈아트리에서는 절대로 불행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앙투아네트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단 한 번도." - P317

우리가 대학에 다닐 때 대니얼의 부모님은 샌안토니오에 살았지만—나처럼 대니얼도 그곳에서 자랐다—이제 그들의 집은 휴스턴이었다. 칠 년인가 팔 년 만에 장례식에서 만났을 때 그들은 나를 겨우 알아보았다. 그렇지만 대니얼의 아버지가 한 연설이 내게는 이상하게도 감동적이었다. 그는 늘 내게 고집불통의 군인 유형이라는 인상을 주었지만 장례식에서는 아들의 유년기에 대해 유창하게 이야기했다. 내가 아직 대니얼을 알지 못했던 그 시기에 대해, 그때 대니얼이 얼마나 예민한 아이였는지에 대해. 연설을 마치며 그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한 목소리로, 자식을 땅에 묻는 불가해한 과제 앞에서는 인생의 그 어떤 경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눈을 내리깔고 그 말을 하는 아버지의 손이 떨렸고 내 몸속에서 뭔가가 꿈틀거렸다. - P318

그리고 그 주말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생각했다. 앙투아네트와 대니얼이 얼마나 아름다운 커플이었는지, 샌안토니오에서 두 번 만났을 때만 보더라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러다 무슨 이유인지 혼자 있는 대니얼이 떠오르며, 정말 그 국립공원에서 길을 잃었다면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했다. 아무도 자신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고, 바깥세상의 누구도 자신을 데리러 오지 않을 거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얼마나 터무니없이 힘들었을지. - P324

마침내 눈을 뜨고 앙투아네트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그녀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미소를 짓지는 않았지만 슬퍼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나를 바라보기만 했고, 그래서 나는 그녀도 아마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짐작했다. 우리는 아주 이상한 이틀을 함께 보냈다고, 그리고 내가 떠난 뒤 우리는 아마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라고. 어쨌든 꼭 그렇게 되어야만 할 이유는 없을 테지만, 그래도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우리에겐 아직 반시간 정도가 남아 있었다. 이 순간이 계속되는 척할 반시간, 어둠 속에서 고요히. 하지만 둘이서 함께 물에 뜬 채로 누워 있을 반시간, 해가 뜨고 어둠이 걷히면서 이젠 떠나야 한다는 것을, 거의 두려움에 가까운 무언가를 느끼며 깨닫기 전까지의 반시간.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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