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도의 고통에 대해 흥분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다소 그렇지 않습니까, 안 그래요? 이 고통은 우리가 우리 자신 안에서 숨을 쉴 때만 얘기할 수 있지요······ 나는 이 여자에 대해 상상의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녀를?" "아무것도 그녀에게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죠, 문둥병조차도······" - P180
무엇보다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은 갠지스강을 따라 나있는 이 첫번째 성벽이다. 그들은 줄지어 혹은 무리 지어 나무 밑에 드문드문 모여 있다. 때때로 그들은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다. 샤를 로세트는 자신이 점점 더 그들을 잘 보고 있다고, 자신의 시력이 매일 강렬하게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지금 그들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부서지기 쉬운 물질로 이루어졌음을, 맑은 림프액이 그들의 몸 안을 돌고 있음을 본다고 생각한다. 더는 힘없는 소리로 이루어진 인간의 대열, 소리의 뇌를 지닌 소리의 인간, 고통을 느끼지 않는 인간 군단. 샤를 로세트는 그곳을 떠난다. - P190
"나는 당신에게 이 얘기를 꼭 해야만 했어요. 아마도 당신은 나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그녀를 다시 보게 되리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나는······ 현재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오. 나는 큰 것을 바라지 않소. 그녀를 다시 보는 일, 다른 사람처럼 그래야 한다면 입을 다문 채, 그녀가 있는 곳에 있는 것이오." 벌써 굉장한 열기다. 안개가 타는 듯이 뜨겁다. 샤를 로세트는 방으로 들어간다. 그는 도망가고 싶다. - P199
그들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긴 침묵이 흐르고, 이 침묵은 샤를 로세트가 문손잡이에 손을 댈 때, 갠지스강에서 헤엄치는 미친 여자에 대한 불편한 몇 마디로 중간에 끊긴다. 그녀는 궁금증을 일으킨다. 그녀를 보았는가. 샤를 로세트는 묻는다. 아니다. 밤에 노래 부르는 이가 그녀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는가? 아니다. 그녀가 거의 언제나 해역 안에, 좀더 멀리, 갠지스 강가에 있다는 것을, 그녀가 언제나, 본능적으로, 백인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는 것을, 그러나 기묘하게도······ 결코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는다는 것을······ "진행 중인 삶 속의 죽음," 마침내 부영사가 말한다. "그러나 결코 만나지지는 않는 죽음? 그것이오?" 그것이다. 아마도, 그렇다. - P201
경사지 위의 수많은 사람, 그들은 무언가를 옮기고, 내려 놓고, 빈손으로 다시 떠난다. 물이 말라 있는 논 주위의 사람들, 곧게 뻗은 구릉의 논들, 사방에 수천의 사람들, 사방에 수만의 사람들, 경사자 위에 알알이 박혀 그들은 걷는다. 끝도 없이 계속되는 행렬. 그들의 양옆으로 맨살의 연장, 두 팔이 매달려 있다. 피로. - P203
피터 모건은 자고 있는 안-마리 스트레테르를 바라본다. "그녀는 자연 그 자체처럼 더럽지. 믿지 못할 정도야······ 모든 것으로 이루어진, 오래 묵은 그녀의 때, 그녀의 살갗에 스며들어—피부를 만든 그녀 몸의 때, 아 나는 바로 그 층위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나는 이 때를 분석하고 싶어. 이 때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말하고 싶어. 땀과 진흙, 네가 여는 대사관 만찬회의 기름기 있는 간으로 된 샌드위치의 찌꺼기, 너희를 구역질 나게 하는 기름기 낀 간, 먼지, 역청, 망고, 생선 비늘, 피, 이 모든 것······ 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왜 자고 있는 이 여인에게 말을 하는가? […] "그녀는 마치······ 긴 직선 끝의 한 점처럼, 실상 별다른 의미 없는 사건들 끝의 한 점처럼 캘커타에 있게 된 것일까? 거기에는······ 잠과 굶주림, 감정의 소멸, 인과관계의 소멸 만이 있었던 것일까?" "내 생각에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마이클 리처드가 말한다. "그건 그 이상이야. 그는 그녀가 사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만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야. 그녀 자신은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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