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계속 그려내는 게 프로라면··· 제게 그럴 힘은 없어요··· 예전에 한번 큰맘 먹고 창작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치워봤거든요. 그랬더니 만화 바깥의 모든 세계가 선명하게 보였어요. 무척 아름다운 곳이구나,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납득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쪽 세계를 바라다보고 싶어졌어요.
8년간의 연재가 끝이 나도··· 다음주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음 호가 진열되고··· 그런 당연한 사실에 약간 상처받는 내 모습에··· 진절머리가 나. - P150
–초사쿠 씨가 먼저 말씀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가 군에게 부탁해서 연재를 끝내셨다고··· –요즘 좀 궁지에 몰렸거든··· 내 신세에 그러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뭐 침울한 마음도 있지만··· 동시에 엄청난 해방감도 느껴··· - P151
–날이 갈수록··· 두려워집니다. 존경하는 작가님들께 돌이킬 수 없는 결례를 범하는 건 아닐까··· 불안해집니다. 수지타산을 고려하지 않고 제멋대로 밀어붙인 것, 지금은 마음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설령 그 책이 나오지 못해도, 시오찡을 탓하는 사람은 없을걸. 다들 그럴 각오로 의뢰를 수락한 거야. 적어도 나는 시오찡이 나한테 제안해준 게 내심 기뻤어. - P153
–네코야마 쿠모타로··· 그 사람 별일 없죠? –네! 네코야마 선생님께서는 정정하십니다. 신작도 집필하고 계세요. –그가 방금 이야기한··· 만화를 그리던 친구예요. - P164
–그 녀석, 평소에는 로맨틱하고 느긋하지만 만화를 그릴 땐 사람이 바뀌잖아요?! –네! 정말 딴사람이 된 것처럼··· 이번 작품도 대단히 집중해서 몰두하고 계십니다. 벌써 콘티도 네 번이나 다시 그리셨죠··· –그래요··· 하나도 안 변했네··· - P166
나도 여기서 50년 동안 아내와 둘이 서점을 운영하면서··· 아들이 대를 이어주길 바랐지만 집을 나가는 바람에··· 후후··· 나름대로 좋은 일, 나쁜 일 참 많았죠 그리고 그동안 쿠모타로는 분명 본인이 가진 마법 전부를 만화에 쏟아온 거겠죠··· - P167
아까 작가 라인업을 보니 떠오르더군요. 시오자와 씨, 일전에 당신이 만들었던 『코믹 밤』··· 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다음 책도 기대할게요. 힘내요. 시오자와 씨.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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