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오각별을 싼 이불을 풀고 비단을 열고 붉은 종이를 벗긴 뒤 오각별을 언덕 꼭대기에, 태양을 마주 보게 세웠다. 태양이 너무도 밝았다. 하늘이 시리도록 파랬다. 대지가 너무도 고요해 구름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오각별이 붉은빛을 뿌렸다. 직경 한 자 여덟 치 반에 두께 두 치 석 푼인, 새로 제철해 검푸른 색을 띠는, 뒷면에 아이의 이름과 생산 날짜와 시간이 적혀 있는 별. 앞면을 빨갛게 칠한 별. 옅게 풍기는 페인트 냄새와 붉은빛이 세상에 퍼지고 세상을 밝혔다. 오각별이 신기한 비탈 정상에서 세상의 불처럼 타올랐다. - P234

아이가 웃었다.
종교도 해보고는 "신기한 비탈입니다" 하고 말했다.
"아니야." 아이가 말했다. "아버지가 없는데 그 어머니가 어떻게 예수를 임신했는지 설명할 필요 없다." 그러고는 오각별을 종이와 비단, 이불로 싸고 수레를 끌었다.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일이 그렇게 이루어졌다. - P234

성장의 사무실은 생각만큼 넓거나 화려하지 않았다. 커다란 방 두 칸에 크고 오래된 붉은 책상. 책상 위에는 신문과 문서, 이런저런 잡동사니가 놓여 있었다. 창턱에 놓인 전화기, 하얀 회벽. 벽에 걸린 중국 전도와 세계 지도, 국가 최고 상부의 초상화. 그리고 소파와 침대. 생각했던 것만큼 널찍하거나 깔끔하지 않았다. 아이는 그게, 성장이 널찍하거나 깔끔한 걸 원하지 않기 때문임을 알았다. 원하기만 했다면 분명 널찍하고 깔끔했을 거였다. 성장인데, 성에서 가장 높은 상부인데, 그가 한마디 하자 성 전체가 강철 제련에 뛰어 들었는데, 또 한마디 하자 성의 나무가 전부 베어졌는데, 또 한마디 해서 방 두 칸을 깔끔하고 널찍하게 만드는 게 어려울까? - P249

성장이 걸상을 아이 앞으로 끌어당겨 아이의 눈을 똑바로, 친근하게 바라보았다.
"그들을 압박해 무당 1만 근을 생산할 수 있는 실험밭을 가꾸게. 밀 이삭을 조 이삭만큼 키우고, 밀 낟알을 옥수수 낟알만큼 키우면 자네를 데리고 헌납하러 도성에 갈 걸세. 그러고는 톈안먼과 창안제를 둘러보고 완리창청에 오르고 이허위안을 유람할 걸세. 쯔진청도 가고. 아, 중난하이 배도 있군. 자네 혹시 아는가? 국가 최고 상부는 전부 중난하이에 있다네. 거기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식사를 하고 잠을 자지. 외국 대통령이라고 해도 모두 중난하이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라네. 하지만 자네가 무당 1만 근을 생산할 수 있는 실험밭에서 조 이삭보다 큰 밀 이삭을 재배하면 내가 자네를 데리고 베이징을 유람할 걸세. 쯔진청에 묵으면서 국가 최고 상부와 기념사진도 찍도록 도와주겠네." 아이의 눈이 반짝였다. 아이는 방 안이 하얀빛으로 가득 차는 것을 보았다. 무수한 천사가 허공에 서 있고 사방에서 아름다운 음악과 찬가가 울려 퍼지는 것을 들었다. - P253

아이가 귀로에 올랐다. 그렇게 광할한데 그 혼자뿐이었다. 마음이 언짢아서 더 넓게 느껴졌다. 나무들이 모두 베어져 세상이 반질반질하게 빛났다. 마치 하늘에서 넘어진 것처럼 태양이 하늘에서 새어 나오듯 기울어졌다. 겨울이었지만 사람을 따뜻하게, 뜨겁게 달궈주었다.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눈에, 매끈하고 쓸쓸한 대지가 은백색과 황금색으로 빛났다.
땅이 발을 받쳐주어 아이가 돌아왔다. - P258

평평하게 넓은 대지를 노랗고 하얀빛이 가득 메웠다. 한 사람, 검은 점 하나가 점점 커졌다. 99구와, 광활한 들녘의 용광로와 연기는 여전히 처음처럼 서 있었다. 아이가 점점 가까이 갔고 대지가 그의 발을 받쳐주었다. 지난 보름이 몇 년 전처럼 느껴졌다. 성도에서의 일, 성에서 만난 상부 인사가 아이의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정오 무렵이 되자 햇살이 정수리에서 고꾸라지며 몸을 덮쳐눌렀다. 아이의 몸이 온통 땀투성이가 되었다. 갈증에 사방을 둘러보던 아이가 광야의 움푹한 곳에서 어렵사리 눈을 찾아냈다. 눈으로 갈증을 푼 뒤 길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 P259

하늘은 여전히 하얗게 빛나고 순백은 황금색을 머금었다. 끓어오를 듯한 순백, 광활한 대지의 겨울 속에는 바람 한 점 없이 숨 막힐 듯한 적막만이 감돌았다. 그 적막 속에서 아이가 신기한 비탈에 앉아 잠시 쉬고 나자 하늘에서 하얀빛이 사그라졌다. 계곡 속 시냇물 같던 천사들의 노랫소리도 사라졌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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