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는 브라이트빌을 어깨에 올려놓고 둥지로 향했다.
"내가 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엄마." 브라이트빌이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엄마랑······ 엄마랑 같이 날고 싶어요." 어린 기러기는 금세 쌔근쌔근 규칙적인 숨소리를 냈다. - P128

날씨 좋은 저녁에는 모두 바깥에 앉아서, 깜빡거리면서 호수 주변을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구경했다. 등을 대고 누워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저기 크고 동그란 게 달이야 그리고 저기 작은 불빛은 별이라고 해 한번은 별이 몇 개나 있나 세어 봤어 그런데 나는 열 까지밖에 못 세거든 그래서 열까지 세고 또 세었어 별이 얼마나 많은지 잘 모르지만 열 개보다 많다는 건 알아." 칫챗이 말했다.
"저기 보이는 불빛들이 모두 별은 아니란다. 몇몇은 행성이야." 로즈가 말했다.
"행성이 뭐예요?" 칫챗이 물었다.
"행성은 붙박이별 주위를 도는 별 무리로, 천체의 일부란다."
"천체가 뭐예요?"
"외계에 존재하는 물체들이지."
"외계가 뭐예요?"
"외계란 우리 행성의 대기 바깥에 있는 우주 공간이야."
"우주는 뭔데요?"
"우주는 세상 모든 것과 모든 장소를 포함하는 곳이야." - P133

"그럼 이제 엄마라고 부르면 안 되는 걸까요?" 브라이트빌이 물었다.
"네가 나를 뭐라고 부르든, 나는 여전히 네 엄마 역할을 할 거야."
"그럼 계속 엄마라고 부를게요."
"그럼 나도 널 계속 아들이라고 부를게."
"우리는 이상한 가족이에요. 그렇지만 이런 식도 좋은 것 같아요."
브라이트빌이 웃으며 말했다.
"나도."
로즈가 말했다. - P130

엄마가 로봇이라면 분명 힘든 점이 있을 것이다. 브라이트빌에게 가장 힘든 것은 로즈를 둘러싼 미스터리였다. 엄마는 어디에서 왔을까? 로봇이 된다는 건 어떤 걸까? 엄마가 언제까지나 내 옆에 있어 줄까? - P139

"엄마도 단추가 있네요! 그동안 전혀 몰랐어요."
"나도 몰랐어." 로즈가 말했다.
어린 기러기가 깔깔거렸다.
"엄마도 스스로에 관해 배울 게 있네요." - P147

"나는 내 단추를 누르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 같아. 네가 한 번 해 볼래?" 로즈가 말했다.
"누르면 어떻게 되는데요?"
"아마도 난 작동을 멈추겠지. 하지만 네가 단추를 한 번 더 누르면 다시 작동할 거야."
"네? ‘아마도‘라고요? 만약에 엄마 생각이 틀리면요? 엄마가 깨어났는데 다른 로봇이 되어 있으면요? 아예 깨어나지 않으면 어떡해요? 엄마가 작동을 멈추는 거 싫어요!" 로즈는 머리를 원래대로 돌렸다. 브라이트빌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로즈는 브라이트빌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렇게 걱정되면 하지 않아도 된단다. 겁먹게 만들어서 미안하구나. 괜찮니?" - P148

"브라이트빌, 그거 아니? 우리가 너희 엄마를 처음 봤을 때, 네 엄마는 상자 안에 들어 있었단다. 어떤 푹신한 것에 싸여서 말이야."
브라이트빌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그때 네 엄마가 얼마나 작아 보였는지 믿기 힘들 거야. 상자 안에 한껏 접혀 있었지······. 브라이트빌이 코를 훌쩍거렸다.
"우리는 네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우리가 다가가자 갑자기 살아나서는 번쩍이는 괴물처럼 상자를 뚫고 나왔단다.
브라이트빌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로즈가 브라이트빌을 안아 주었다. 그리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
"괜찮니?"
"오늘 로봇에 관해서는 충분히 배운 것 같아요." 브라이트빌이 엄마에게 속삭였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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