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음모들 중 일부는 타락했다는 말로도 모자랄 정도였다. 인디언 권리연맹은 어느 후견인이 인디언 과부의 재산을 거의 모두 챙겨서 달아나버린 사건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후견인은 나중에 오세이지 카운티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한 그 여성에게 돈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고 통보했다. 결국 그 여성은 가난에 시달리며 어린 두 자녀를 길러야 했다. "그녀와 어린 두 자녀의 집에는 침대도 의자도 먹을 것도 없었다." 아기가 병들었을 때도 후견인은 그녀의 돈을 내어주려 하지 않았다. 그녀가 간청했는데도 소용없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치료도 받지 못한 아기는 세상을 떠났다." 보고서는 이렇게 밝혔다. 오세이지족도 이런 음모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저지할 방법이 없었다. 과부가 아기를 잃은 뒤, 후견인이 저지른 사기의 증거가 법정에 제출되었으나 판사는 무시해버렸다. "이런 상황이 계속 유지되는 한, 정의로운 판결을 얻어낼 희망은 없다." 보고서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이 여성의 눈물은 미국을 향한 외침이다." 한 오세이지족은 후견인 제도와 관련해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놈들이 우리 돈에 이끌려서 달려드는데도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법과 제도가 모두 그들 편이다. 기사를 통해 모두에게 알려달라. 그들이 여기서 우리 영혼을 깎아내고 있다고." - P220

헤일은 론을 포허스카의 의사에게 또 데려가 보험가입에 필요한 검진을 받게 한 뒤에야 비로소 두 번째 보험회사의 승인을 얻었다. 의사는 자신이 헤일에게 던진 질문을 기억하고 있었다. "빌, 무슨 생각입니까? 이 인디언을 죽일 거예요?"
헤일은 웃으며 대답했다. "이런, 맞아." - P225

화이트는 어니스트와 몰리의 결혼(애나가 살해당하기 4년 전)도 처음부터 음모의 일환이었는지, 아니면 헤일이 나중에 조카를 압박해서 아내를 배신하게 만든 것인지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어느 쪽이든 상상조차 힘들 만큼 뻔뻔하고 사악한 음모였다. 어니스트는 몰리와 한 침대에서 잠을 자고, 몰리와 함께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내내 그녀의 가족들을 해치는 음모를 꾸며야 했다. 셰익스피어가 쓴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그대의 괴물 같은 얼굴을 가려줄 어두운 동굴이 어디 있을까? 그런 것을 찾지 말라, 음모여.
미소와 상냥함 속에 그것을 숨기라.’ - P230

어니스트 버크하트만이 화이트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어니스트를 보면, 기가 약한 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이트는 그를 이렇게 묘사했다. 화이트와 함께 일하던 검사의 표현은 더 노골적이었다. "우리 모두 공략 대상으로 어니스트 버크하트를 점찍었다." - P262

화이트는 램지가 론의 이름 대신 계속 ‘인디언‘이라고 말하는 점에 주목했다. 마치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려는 듯이 램지는 "오클라호마의 백인들은 인디언을 죽이는 일을 1724년과 마찬가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다. - P271

화이트는 둘 중 누가 몰리에게 독을 주었는지 증명할 수 없었다. 몰리도 증세가 나아진 뒤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몰리는 피해자 취급을 싫어했지만, 이번만은 무섭고 당황스럽다고 시인했다. 때로는 영어 통역에게 의지하기도 했다. 이제는 영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밀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양이었다. 검찰 측을 돕는 변호사가 그녀에게 설명했다. "우리는 모두 당신 편입니다." 그는 몰리에게 남편인 어니스트가 살인사건들에 대해 아는 것을 자백했으며, 헤일이 그 사건들은 물론 리타의 집 폭파사건까지도 주도한 것 같다고 알려주었다.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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