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귤을 따내는 건지, 노란 전구를 달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쯤 반가운 소리가 들려온다.

점심 먹게!
식사하십서!

불을 켜면 환하게 나타난다.

여전한 것들이지만

왠지 여전하지 않은
나의 막막하고 포근한, 작고 큰 방이.

그리고 떠날 때는 없던 새로운 것이.

귤은 난로를 부르고

난로는 겨울을 부른다.

꽁꽁 얼어 다 멈춰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나도 모르게 천천히 따뜻한 곳으로 가고 있는 계절.

겨울이 눈을 부르고 있다.
어둑한 하늘에
곧 하얀 눈이 내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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