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말보다는 이미지로 시작하며, 별 목적 없이 펜이나 연필로 그린 소박한 스케치이다. 드로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의미를 계속 뒤로 미룰 수 있으며, 스케치북에서 개인적으로 작업할 때는 뭔가 특별한 것을 말‘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압박감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거나 심오한 아이디어가 저절로 떠오를 수 있다. 메시지의 형태가 아니라 이상하게 표현된 질문으로 말이다. 한 장면이나 캐릭터가 페이지에서 뒤돌아보며 "이걸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는 것 같다. 나는 드로잉이 명료하면서 모호할 때 성공적이라고 느끼는데, 이 균형이 모든 창작의 중심이라고 믿는다. 이 드로잉들의 어느 것에도 정해진 의미는 없지만, 분명히 어떤 의미를 찾아보라고 초대한다(어떤 다른 관객 못지않게 나 자신에게도). - P10

빠른 스케치는 수명이 짧은 나비들을 페이지에 핀으로 고정하는 것처럼 원래의 에너지를 기록하는 필수적인 수단으로, 나중에 참조할 수 있는 신선한 인상들의 서고이다. 나는 보통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스튜디오 벽에 초기 스케치들을 붙여 두는데, 이는 애초에 내가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끊임없이 상기하기 위해서다. - P54

스케치에는 씨눈 상태의 모호함이라는 놀라운 성격도 있다.
[…]
역설적이게도 그림을 잘 그리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은 바로 단순하고 겸손한 호기심인 것 같다. 그냥 어떤 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은 것.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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