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는 마그다가 살아나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궁금했다. 어떤 때 마그다는 눈 깜짝할 사이에 눈부시게, 너무도 빨리 찾아왔기 때문에 로사는 갈비뼈 안쪽을 구리 망치로 맞은 것처럼 가슴이 쟁강거리고 지잉 울리곤 했다. - P99

방 전체가 마그다로 가득했다. 마그다는 한 마리 나비 같았고, 이 구석 저 구석에 동시에 있었다. 로사는 마그다가 몇 살이 되려는지 보려고 기다렸다. 열여섯 소녀, 얼마나 좋은가. 활짝 꽃을 피운 소녀들은 블라우스와 스커트가 부풀도록 민첩하게 움직인다. 열여섯 소녀들은 언제나 나비다. 거기 마그다가 있었다, 꽃으로 만발해서. - P102

마그다의 머리색은 여전히 미나리아재비처럼 노랬고, 아주 매끄럽고 고와서 코넷 모양의 머리핀 두 개가 자꾸만 턱의 양쪽으로 미끄러지곤 했다 그 턱은 마그다의 얼굴에서 경이로운 부분이었다. 만약 턱의 모양이 달랐다면, 그 얼굴은 훨씬 덜 또렷해 보였을 것이다. 아래 턱이 언제나처럼 살짝 길었고 깊은 타원형이어서 그 입, 특히 아랫입술은 답답해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널찍한 공간 가운데에 확실한 자기 자리를 표시하고 있었다. 그 결과 그 입은 궤도에 갇힌 천체만큼 중요해 보였다. 그리고 하늘을 가득 품은 마그다의 눈, 눈머리가 거의 사각형인 그 눈은 순종적인 위성 같았다. 마그다의 모습은 너무도 선명했다. - P102

그녀는 이글거리며 날아오르는 기류 속에서, 그녀의 두뇌 안쪽에 일종의 설형문자를 흘리고 있는 무시무시한 빛의 부리로 글을 쓰고 있었다. 회상의 고단함이 피로를 몰고 왔고, 그녀는 멍하고 무기력한 기분이었다. - P109

숄을 두른 전화기, 작고 음울한 침묵의 신, 오랫동안 혼수 상태에 있었던 그것이 이제 마그다처럼, 제 뜻대로 활기를 띠고 열심히 울어대고 있었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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