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들은 끊임없이 울어 댔다. 내 병실에는 요람이 없었다. 그런데 나도 똑같이 새끼를 낳았다. 옆방에 있는 여자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요람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녀들보다 그런 사실을 더 잘 안다고 생각했다. 대학교 기숙사 화장실에서 나는 삶과 죽음을 동시에 잉태했다.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세대를 거듭하며 여성들이 거쳐 간 사슬에 엮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겨울의 잿빛 하늘이 보였다. 나는 세상 한 가운데서 불빛 속을 떠다녔다. - P72

루앙으로 돌아왔다. 춥지만 햇볕은 좋았던 2월이었다. 나는 똑같은 세계 속으로 되돌아가지 못한 느낌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 자동차들, 학생 식당 테이블 위의 식판들, 내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이 의미가 넘쳐 나는 듯 보였다. 그런데 넘쳐 난다는 바로 그 이유로 단 하나의 의미를 포착할 수 없었다. 한편에는 너무나 의미가 많은 존재와 사물이 있었고, 다른 편에는 아무 의미 없는 말들과 단어들이 있었다. 언어를 넘어서는 순수한 의식이 흥분된 상태 속에 있었다. 밤도 어쩌지 못했다. 깨어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얕은 잠을 잤다. 내 앞에서 작고 하얀색의 아기 인형이 떠다녔다. 쥘 베른의 소설 속 우주 비행사들을 계속해서 쫓아다니며 하늘에 떠다니는 개의 시체 같았다. - P74

신성한 무엇처럼 1월 20일과 21일 밤의 비밀을 내 몸속에 간직한 채 거리를 걸었다. 내가 공포의 끝에 있었는지, 아름다움의 끝에 있었는지 모르겠다. 자긍심을 느꼈다. 어쩌면 고독한 항해자들, 약물 중독자들과 도둑들, 혹은 다른 이들은 결코 가려고 하지 않는 곳까지 경험해 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자긍심처럼 생각되었다. 이런 감정의 무언가가 나로 하여금 이 이야기를 쓰게끔 이끌었다. - P75

삶과 죽음, 시간, 도덕과 금기, 법을 포함하는 인간의 모든 경험, 육체를 통해 극과 극을 오간 경험으로 여겼던 사건을 단어들로 표현하는 일을 끝냈다. - P78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났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이 사건에 대해 단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유일한 죄책감을 지웠다. 재능을 받았지만 낭비해 버린 듯. 경험한 사건에서 찾을 수 있는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이유가 아니라, 모든 이유를 넘어서서 무엇보다 가장 확실하게 여겨지는 이유가 하나 있다. 그저 사건이 내게 닥쳤기에, 나는 그것을 이야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내 삶의 진정한 목표가 있다면 아마도 이것뿐이리라. 나의 육체와 감각 그리고 사고가 글쓰기가 되는 것, 말하자면 내 존재가 완벽하게 타인의 생각과 삶에 용해되어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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