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아홉 먹도록 혼자 사는 사람이 연애에 대해서 뭘 알겠냐?‘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천만에요. 성공은 가장 멍청한 스승이고요, 실패가 가장 위대한 스승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연애 잘하는 사람들이 실패의 아픔을 알까요? 실연의 아픔을 알까요? 잘생기고 이쁜 것들이 정말 고단한 연애를 알까요? 짝사랑을 알까요? (웃음)
먼저 고백할 필요도 없이 서로 사랑하고 사랑을 받았던 사람들이 이런 아픔을 알까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고백을 받아 본 이들이 치열한 연애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천만에요.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스님, 목사님, 신부님, 수녀님을 제외하고 지금 연애에 대해서 가장 잘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웃음) - P272

"너는 너무 우울해 보여 제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럴 때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내 모든 밝음은 우울함에 뿌리를 두고 있고, 내 모든 우울함도 밝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그러니 나의 우울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 P284

푸른 숲 아래 축축한 이끼들이 생명의 근원과 시초를 이루어냈듯. 우리의 삶이라는 숲도 눈물로 축축하게 적셔진 우울함이나 슬픔 없이는 이루지 못합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리고 우울하거나 슬플 때마다 그들을 깊이 만납니다. 피하고 밀쳐내는 대신 왜 그런지 꺼내 보고 물어봅니다. 억지로 밝은 곳으로 나오라고 다그치지 않습니다. 말없이, 조용히 우울을 지켜줍니다. - P286

눈은 세상도 씻어내는데, 나는 내 그릇은 씻어야지 하는 가뿐한 맘으로 탄이 밥그릇 물그릇과 내 밥그릇을 씻고.
잠시든 좋은 맘도 그뿐이고.
역시나 설거지는 귀찮고. 하기 싫고.
그래도 첫눈은 참 좋고.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이지만 탄이 밥 먹는 와그작와그작 소리는 늘 왠지 짠하고, 장하고, 기쁘고.
사랑하는 것들의 먹는 모습은 모두 첫눈 같고.
그래서 또 설거지할 힘이 생기고.
그래서 가끔 설거지는 설레고. - P291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이렇게 다짐해도 버릇이 들어서 그런지 마음이 계속해서 자기를 괴롭히는 쪽으로 갑니다.
"나답게 살아도 괜찮다!"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가끔 저한테 되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서 잘못되면 당신이 책임질 건가요?" 아니요.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은 각자 지는 거죠. 자기 인생이니까요. 다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살면서 우리는 "당신이 옳다!" 이런 얘기 잘 못 듣잖아요. 그런 지지는 인간을 나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균형이 잡히도록 한다고 생각합니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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