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언제나 새로운 광경을 선사 했다. 색채의 교향곡, 바람에 날리는 날렵한 구름, 기러기 때, 그리고 때때로 장엄하게 날아가는 콘도르나 독수리의 날갯짓. 밤은 수백만 개의 빛을 수놓은 검은 망토처럼 느닷없이 내려왔고, 나는 원주민들의 땀 냄새가 배어 있는 별빛들의 토속적인 이름을 배우게 되었다. - P95

나는 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고장인 나우엘도 한꺼풀만 벗기면 추악함과 부도덕함이 쉽게 드러나는 곳 이란 걸 깨달았다. 그러나 리바스 부부는 그것이 인간 조건의 내재적 악이 아니라 무지와 빈곤에서 비롯된다고 거듭 말했다. "배고픈 상태보다 배부른 상태에서 더 남을 배려하고 너그러워질 수 있단다." 그들은 그렇게 얘기했다. 그러나 나는 결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어느 쪽에서든 선과 악이 모두 발생하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마을에서는 연령대가 다양한 아이들을 열 명쯤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종종 외따로 떨어진 집들을 들르기도 했는데, 그런 곳은 신발도 신지 않은 꼬맹이 서너 명만 모을 수 있었다. 그래서 대체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어른들도 수업에 참여시키려 했는데, 그런 노력은 사실은 거의 효과가 없었다. 그들은 그때까지 글자를 모르고도 살았다는 건 글자가 필요하지 않아서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 P108

브루노 삼촌과 함께 나는 부화하는 모든 병아리와 정원에서 식탁으로 올라오는 모든 토마토의 생명의 기적을 축하했다. 그에게서 나는 주의 깊게 관찰하고 듣는 법, 숲에서 내 위치를 알아내는 법, 얼어붙은 강과 호수 에서 수영하는 법, 성냥 없이 불을 피우는 법, 수분이 많은 수박에 얼굴을 파묻고 즐거움에 나 자신을 내맡기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사람이나 동물과 작별하는 어쩔 수 없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법도 배웠다. 죽음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으니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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