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자들은 일본어가 아시아의 알타이 어족 중 고립된 언어일 것이라 간주한다. 알타이 어족에는 터키어, 몽골어, 시베리아 동부의 구스어가 포함되는데, 한국어도 대개 이 어족의 고립어로 간주된다. 어족 중에서 일본어와 한국어는 어쩌면 다른 알타이족 언어보다도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어와 한국어 사이에 나타나는 유사성은, 보다 상세하게 공유하는 문법 이라든가 프랑스어가 스페인어로 연결될 때 나타나는 어휘의 유사성과 같은 차원이 아니라, 일반 문법 체계와 기본 어휘를 약 15% 정도 공유하는 데 그친다. 만약 일본어와 한국어가 정말로 관계가 깊다고 한다면, 15%뿐인 공유 어휘는 이 두 언어가 5000년도 전에 서로 분리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프랑스어와 스페인어가 분리된 것은 2000년도 채 안 되지만 말이다. 아이누어와 일본어의 관계는 더욱 의심스럽다. 아이누어는 일본어와 어떤 특별한 관계도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 P659

역사가들은 내게 유럽의 분열과 중국의 통합, 유럽과 중국의 상대적 힘은 내가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유럽‘ 혹은 ‘중국‘으로 유용하게 묶여지는 정치적 사회의 지리적 경계는 수세기에 걸쳐 변했다. 중국은 15세기까지 적어도 기술에 있어 유럽을 이끌었고, 미래에도 다시 그렇게 될지 모른다. 이런 사례를 보면 "왜 중국이 아닌 유럽인가?" 라는 질문은 진지한 설명 없이는 하나의 덧없는 현상으 로 언급될지도 모른다. 정치적 분열은 경쟁을 위한 건설적인 토론의 장을 제공했다는 점 외에도 좀 더 복합적인 효과를 낳았다. 예를 들어 경쟁 은 건설적인 만큼 파괴적이라는 사실이다(제1·2차 세계대전을 생각해보라). 분열 자체는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다면적인 개념이다. 혁신에 미치는 분열의 영향은 자유와 같은 요소들에 의지한다. 자유로운 사상과 인간은 파편화된 그들이 각각 별개의 것이거나 단지 서로를 복제한 것에 불과하든 간에 그 파편 사이의 경계를 가로지를 수 있다. 그 분열이 ‘최적‘ 인지 아닌지는 당시에 적용된 최적의 기준에 따라 변할 것이다. 기술혁신을 위해서는 최적 상태의 정치적 분열이라 할지라도, 경제적 생산성, 정치적 안정성, 인간 행복에는 최적이 아닐지도 모른다. - P688

<총, 균, 쇠>에서 다룬 문제들을 확장시키면 세계 경제학의 중심 문제 중 하나에 속하게 된다. 왜 미국이나 스위스 같은 나라는 부유한데 파라과이나 말리 같은 나라는 가난한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들의 1인 당 국민총생산GNP은 가장 빈곤한 나라들보다 100배나 더 많다. 이는 경제학 교수들이 해결해야 할 고용에 관한 이론 중 자극적인 질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그 답을 알아낼 수 있다면 빈곤한 나라들은 그들을 가난하게 하는 요소를 바꾸고 부유한 나라로 만드는 조건을 채택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한 답 하나는 그러한 경제적 불균등이 부분적으로 인간 제도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가장 명확한 증거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환경인데도 매우 다른 제도 때문에 1인당 국민총생산이 차이 나게 된 4쌍 의 나라들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남한과 북한, 서독과 동독, 도미니 카공화국과 아이티, 이스라엘과 아랍 주변국들인데, 비교를 통해 명백한 예를 들 수 있다. 각 쌍에서 먼저 예시한 부유한 나라들을 설명할 때는 자주 거론되는 여러 ‘훌륭한 제도들‘이 있는데, 효과적인 법률 체계 와 계약집행, 사유재산권의 보호, 부패의 부재, 낮은 암살 빈도, 무역과 자본 흐름의 개방성, 투자를 위한 장려 등이다. - P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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