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상한 일이에요. 아직 사는 데에도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벌써 죽는 데 익숙해져야 해요. 우리는 깎아지른 절벽의 바위 위로 난 좁다란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어요. 필사적으로 땅에 붙어 있어야 하는데, 심연 속의 영원함에 매력을 느껴요. 때로는 몸을 내밀고 영원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을 느껴요."
"그래요. 마르게리타."
나는 말했다.
"우리는 거의 신경을 쓰고 있지 않지만, 절벽 가장자리에는 이런 팻말이 세워져 있지. ‘몸을 내밀면 위험합니다‘." - P16

"당신이 다쳤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어요. 특허 받은 사다리가 아닌가요?"
"그래, 특허를 받았지. 하지만 사다리에서 떨어질 때에는 특허가 전혀 중요하지 않아. 중력의 법칙만 중요할 뿐이지." 마르게리타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개혁과 새로운 것, 혁명적인 것을 찾으려고 그렇게 노력하고 싸우고 법석을 떨지요? 결국에는 자연의 법칙만이 유일하게 중요하다고 인정하면서 말이에요. 혹시 사람들은 수천 년 동안 오늘 당신이 떨어진 것처럼 위에서 떨어지지 않았던가요?"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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