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봐도 끔찍하게 생긴 사내였다. 돼지처럼 뚱뚱한 데다가 낯빛은 코티지 치즈처럼 허옛다. 옷깃 단추는 풀려 있었고, 실크 넥타이는 군데군데 달걀 얼룩이 져 지저분했다. 툭 튀어나온 배는 축 늘어진 베개같았고, 그 아래로 보일 듯 말 듯 달려 있는 작고 가느 다란 다리 끝에는 찢어진 털 실내화가 걸려 있었다. 처진 턱살을 뒤덮은 뻣뻣한 금색 수염, 조그맣고 통통한 손, 긴 금발 곱슬머리, 마치 기괴한 아기가 성인 남자 크기로 부풀어 오른 것 같았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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