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이 좋다는 거야. 음악도 좋고 이 텅 빈 거리도 아름다워. 우린 우리의 예쁜 집으로 돌아가 함께 잠들 거고. 그게 중요한 거지?‘
그가 부드럽게, 단단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 P112
말라붙은 피딱지가 코를 틀어막고 있고 여전히 옆 구리가 쑤시는데, 도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거지? 이 시간에 할 짓이 그것밖에 없는 것처럼 그의 이야기를 지껄이고 있는 저 불쌍한 놈들과 말이다. 그는 자신이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고 자조하면서, 방금 전까지 문 앞에서 두드려 맞은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우쭐한 기분에 빠져 들었다. 또다시 얻어맞을 수도 있었다. 여전히 통증이 가시지 않았지만, 그는 용기를 냈다. 이번만은 자신이 뭘 할 지, 왜 해야 하는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뭐라고 떠들어 댈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오직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생각이었다. 홀가분했다. 그는 생생한 도취감을, 일종의 평온한 고양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자유의 감각임을,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음에도 알았다.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그는 자신의 자유가 발길질당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웃기다고 생각했다. - P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