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쨌든 구제 불능의 파렴치한은 아닙니다. 전혀 그런 파렴치한이 아니에요! 적어도 오랫동안 자신을 속일 수가 없었기 때문에 단숨에 막다른 골목까지 이른 겁니다. 내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십니까? 만일 당신이 신앙이나 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당신은 창자를 찢긴다 해도 꿋꿋이 서서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의 얼굴을 미소를 띠고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사람입니다. 자, 이제 발견도 하고, 찾기도 하십시오. 우선 당신은 진작 공기를 바꿔야 했어요. 어떨까요? 고난도 역시 좋은 일이겠지요. 고난을 받으십시오. 고난을 원하는 니꼴라이가 어쩌면 옳은 건지도 모릅니다. 믿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교활하게 머리를 짜내지도,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삶 속으로 뛰어드십시오. 그러면 곧장 당신은 어떤 해안에 도달해서 두 다리로 서게 될겁니다. 어떤 해안이냐고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난 단지 당신은 아직 더 살아야 한다고 믿을 뿐입니다. - P676
당신은 마음을 크게 먹고,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곧 있을 위대한 실천 때문에 겁을 먹었나요? 겁을 먹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만일 그런 첫걸음을 내디뎠다면, 강해지셔야지요. 이건 정의의 문제입니다. 그러니 정의가 요구하는 것을 행하십시오. 믿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맹세코 삶이 당신을 이끌어 줄 겁니다. 나중에는 스스로도 마음에 들게 될 거예요.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공기입니다. 공기, 공기! - P677
아브도찌야 로마노브나는 의심할 여지없이 순교의 고난을 감당해 낼 그런 여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빨갛게 달군 쇠창살로 가슴을 지진다 해도 미소를 지을 그런 여인입니다. 자청해서 일부러라도 그 길을 갔을 여자입니다. 4세기나 5세기였다면 이집트의 사막으로 나가서, 30년 동안 풀뿌리만 먹고 살면서도 환희를 느끼며 환상 속에서 살아갈 여인입니다. 당신의 누이동생이 갈망하고 요구하는 것은 오로지 누구를 위해서도, 무엇을 위해서도 좋으니 속히 고통을 감수하는 일입니다. 만일 그녀에게 그 고통을 주지 않는다면, 그녀는 창밖으로라도 뛰어내릴 겁니다. - P700
당신도 상당한 냉소주의자로군요. 적어도 그럴 소지가 아주 많아요. 당신은 많은 걸 인식할 수 있습니다, 많은 걸・・・・ 그리고 많은 것을 실행할 수도 있고요 - P712
「아브도찌야 로마노브나, 이런 일에는 수천 수백만 가지의 배합과 분류가 있습니다. 도둑은 도둑질을 하지만, 그 대신 마음속으로는 자기가 파렴치한 놈이라는 걸 알고 있지요. 나는 어떤 고상한 신사가 우체국을 털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는 자기가 정말 올바른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물론 나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얘기를 들었다면 당신과 마찬가지로 믿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자기의 귀는 믿지 않을 수 없더군요. 당신의 오빠는 소피야 세묘노브나에게 모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 아가씨도 처음에는 자기 귀를 의심하더니만, 결국은 눈, 자기 눈은 믿더라고요. 당신 오빠가 직접 그 아가씨에게 말했으니까요.」 - P723
「범죄라고? 어떤 범죄 말이냐?」 그는 갑작스럽게 격분해서 외쳤다. 「내가 더럽고 해로운 <이>같은 존재, 아무에게도 필요치 않은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죽인 범죄 말이냐?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즙을 빨아먹은 그 여자를 죽였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40가지의 죄도 용서해 줄 거야. 과연 그런 게 범죄일까? 난 그런 것에대해서는 생각지 않아 죄를 씻을 생각도 없어. 모두들 사방에서내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말하지, <범죄다, 범죄다!>라고. 하지만, 그 불필요한 수치를 향해 가기로 결심한 지금에서야 비로소 나는 내 소심함과 어리석음을 분명히 깨닫게 되었어! 난 단지 비열함과 무능함 때문에 가려고 결심한 거야. 그리고 또 그…… 뽀르피리가 제안한 것처럼 그것이 유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 - P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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