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32년 2월에 내 삶으로 들어와서 다시는 떠나지 않았다.••내 가장 큰 행복과 가장 큰 절망의 원천이 될 그 소년에게 처음 눈길이 멈췄던 것이 어느 날 어느 때였는지를 나는 지금도 기억할 수 있다. 그것은 내 열여섯 번째 생일이 지나고 나서 이틀 뒤, 하늘이 잿빛으로 흐리고 어두컴컴했던 독일의 겨울날 오후 3시였다. - P21
우리는 마치 유령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그를 쳐다보았다. 무엇보다도 나를, 그리고 아마도 우리 모두를 기죽게 한 것은 그의 자신만만한 태도보다도, 귀족적인 분위기보다도, 은근슬쩍 젠체하는 미소보다도, 그의 우아함이었다. - P24
비록 우리가 우아해지려는 그 어떤 시도든 모두 <계집애 같다>고 여겼음을 인정하더라도, 우리는 그의 여유로움과 차이를 부러운 눈으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