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가 우산을 펴며 기차에서 뛰어내렸다. "환영합니다." 빗속에서도 그는 그녀를 금세 알아보았다. 자기만큼이나 꿈으로 가득 찬 그녀였다. 역장이 신호를 주자, 기차는 연기를 뿜으며 다시 출발했다.
"환영합니다." 오토가 입김을 하얗게 내뿜으며 말했다. 그는 클레멘티나의 가방을 받아 들면서, 그녀의 눈빛에서 굳은 결심과 각오를 보았다. 그가 너무나도 잘 아는 눈빛이었다.
클레멘티나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맑았다. 철길 사이에 핀 야생화처럼 그녀의 가슴속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싹 터 올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이제는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어렴풋이 안다. 그 누구에 대한 사랑이 아닌 여행 그 자체에 대한 사랑. 이 끝없는 여행을 계속하게 한 것은 풀리지 않는 갈망과 동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