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가 길을 나선 건 숲속에 봄기운이 감도는 어느 화창한 날 아침이었단다. 작고 보드라운 구름들은 파란 하늘에서 즐거운 장난을 치는 것만 같았어. 해를 감추려는 것처럼 이 따금씩 앞을 막아섰다가 휙 흘러가버리고, 그러면 또 다른 구름이 그 자리를 넘겨받고는 했지. 하지만 구름이 막아설 때나 비켜설 때나 해는 힘차게 빛을 비추었어. 일 년 내내 전 나무 옷을 입고 있던 잡목림이 낡고 초라해보일 만큼, 옆자리 너도밤나무들이 차려입은 연둣빛 신록은 곱고 예뻤단다. - P70

"다른 물건처럼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고."
"무언가를 넣어 둘 수 있는 쓸모 있는 단지를 선물하게 돼서 정말 기뻐." 푸가 기뻐하며 말했어.
나도 쓸모 있는 단지에 넣어 둘 무언가를 선물하게 돼서 정말 기뻐." 피글렛도 기뻐했지.
하지만 이요르는 정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어.
풍선을 단지에서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가 하느라 너무나 행복했거든…… - P128

"나처럼 몸이 아주 작은 동물한테는 용기를 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야"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던 래빗이 고개를 들고는 말했어.
‘"피글렛, 네가 아주 작은 동물이라서 우리 모험에 꽤 쓸모가 있을 거야."
피글렛은 쓸모가 있을 거라는 말을 듣고 너무 들떠서 겁 같은 건 까맣게 잊어버렸어. - P136

"이게 1절이야."
준비가 끝나자 푸는 피글렛에게 말했어.
"무슨 1절?
"내 노래."
"무슨 노래?"
"이 노래."
"어떤 노래?
"저기, 피글렛, 노래는 잘 들어보면 들릴 거야."
"내가 듣는지, 안 듣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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