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된 건 이토록 이상하구나 생각하면서 동시에 왜 이렇게 압도적일까. 원망도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변화가, 아름다움과 무서움의 차이가 너무 미세해서 마음이 달라진 건지 여전한 건지 알 수 없었다. - P201

사람이 사람을 떠나면서도 몸이 바뀌나. 아마도 그렇겠지. 이 전 몸을 떠나 다른 몸으로 갈아입으면 얼마간은 새로 입은 몸이 낯설고 두렵고 껍데기처럼 느껴지겠지. - P207

세선이 나를 안아주는 건지 밀어내는 건지 의심했다. 따지고 싶으면서도 뭘 따지고 싶은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나와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멀게 느껴졌다. 그게 가능한 관계도 있는 것이다. 모든 관계가 전부 그럴지도 모르겠다. - P224

나는 대체로 유쾌한 사람들을 좋아하네. 어째서일까? 내가 불유쾌한 사람이어서인가? 나에게 없는 것을 좋아하기 마련인 걸 까? 하고 자조적으로 물으면 세선은 고개를 저었다. 너는 너도 모르게 유쾌한 사람이지. 그러고는 웃었다. 내가 그 말을 정말 믿을 수 있도록. - P234

우리는 우리가 숨고 싶을 때 숨을 수 있고 나타나기를 원할 때 나타날 수 있다. 나는 언제 어디에서든 사랑을 할 수 있다. 참 쉽고, 그 쉬운 것이 이토록 어렵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 P248

세선은 언제나 내 마음 한쪽 어딘가에 있었고 그 일부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알기 어렵고 말하기 어려운 마음. 꺼내서 자세히 보려고 노력하지만 가장 마지막까지 알 수 없고 할 수 없는 마음.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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