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있는 이 시간이 좋은 이유는,
혼자 있는 시간을 닮았기 때문이야.

혼자 있을 때의 나. 언제까지나 내가 아는 나를 잊고 싶지 않아 - P304

혼자 있을 때의 생각이 겹겹이 쌓이면
나의 시간들은 내일 더 단단해집니다.

그런 내가 되면 둘이 마주 보는 시간도 더 건강해질 거예요 - P305

방금 고른 책을 한 손에 든 채 남은 서가를 마저 둘러보고 나면, 어느새 방금 만난 책과 한 가족이 된 기분이 듭니다.
아직 계산하기 전이지만 오늘 내가 만난 문장과 함께 책방을 거닐면, 책방에 들어왔을 때와는 다른 기분이 됩니다. 마트에서 남의 카트 안을 나도 모르게 보게 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들고 다니는 책의 표지가 보일 때면 아주 잠깐 그 사람의 세계가 보입니다. 아주 좁은 상상이 생겼다 없어지는 공간이 바로 책방입니다. 책을 계산하면서 카드가 읽히는 아주 짧은 기다림의 시간. 직원분이 제가 산책을 두 손에 들고 가만히 쳐다봤습니다. 책 제목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만 같아 부끄러우면서도 싫지 않았습니다. - P315

지친 밤에 목욕하러 들어가기란 여전히 쉽지 않지만, 목욕은 하루와 하루의 경계에서 좋아하는 것을 만끽하며 지난날을 씻어내는 시간입니다. 노래가 끝나지 않아서 뜨거운 물에 발을 가만히 갖다 대고 앉아 있을 때면 꼭 음감회가 열린것 같아요. 다른 때보다 더 마음이 촉촉해지는 음감회.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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