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들은 여러 범주로, 특히 부자와 빈자로 나뉘는 모양이다. 그 이유는, 나는 잘 모르지만 그들이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들 중 하나다. 내가 보는 부자와 빈자의 기본적인 차이점은 이런 것 같다. 부자들은 그들이 가는 곳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아무리 많이 손에 넣거나 아무리 많이 소비해도 돈을 내지 않는 반면, 빈자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까지 돈을 낸다. 부자들이 향유하는 면세는 이전부터 내려오거나 최근에 생겨날 수도 있는 것이고, 일시적인 것이거나 속임수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다 똑같다. 한편 양자의 차이점은 통계로도 증명되는 모양이다. 부자들은 빈자들보다 더 많이 갖고, 더 잘산다. 부자들은 더 크고, 더 건강하고, 더 멋지고, 더 많이 즐기고, 더 많이 이국적인 곳을 여행하고, 더 좋은 교육을 받는다. 부자들은 덜 일하면서도 생활이 더 안락하고, 옷이 더 많고, 특히 여가 시간이 더 많다. 부자들은 집중적인 치료도 더 많이 받고, 몸을 치장하는 일이나 이미 지나간 일에도 더 많은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또한 부자들은 신문이나 잡지 혹은 연감에 등재될 확률도 훨씬 더 높다. - P27

23:00 혹은 24:00 자기 얼굴에 뭐가 묻었느냐고 묻던 손님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는 자기 생각이 잘못된 적이 없고, 잘못된 생각을 끝까지 고집한 적도 없지만, 안타깝게도 세 가지 불행스러운 일들이, 다시 말해 하나는 타고난 불운이, 다른 하나는 술과 도박과 여자에 빠진 것이, 마지막은 자신이 원하지 않은 힘 있는 자들에 대한 원망이 자신의 성공을 옭아맸다고 한탄한다. 그러자 가슴 섶에서 돈을 꺼냈던 천박한 여자가, 그가 얼굴값을 하는 것이라고, 그가 그 모양이 된 진짜 이유는 첫째도 방종이고, 둘째도 방종이고, 셋째도 방종 때문이라면서 아무 때나 늘어놓는 거짓말과 황당한 변명을 듣는 것도 이골이 날 지경이라고 구박한다. - P41

18:30 나는 밤을 보낼 곳을 찾아 나선다. 어제처럼 난리법석을 떠는 곳은 피할 생각이다. 신변을 보장할 수 없는 우려탓이다. 위험하기는 돌팔매질도 마찬가지고, 더 위험한 것은 도시다. 내 경험에 따르면, 도시는 꼭 필요한 시간 이상 머무는 것을 권장할 만한 곳이 못 된다. 하늘이 개어 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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